구글·삼성도 타깃광고 제동..."OS 패권 강화" 우려[인싸IT]

구글·삼성도 타깃광고 제동..."OS 패권 강화" 우려[인싸IT]

차현아 기자, 최우영 기자
2022.02.19 05:43
구글과 페이스북./? AFP=뉴스1
구글과 페이스북./? AFP=뉴스1

애플에 이어 구글, 삼성전자 등 주요 정보통신(IT) 기업이 개인 활동이력 기반의 맞춤형 광고 제한에 나서고 있다.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암암리에 정보를 수집해왔던 관행이 프라이버시 보호와 IT기업의 데이터 독점 견제 여론에 반응한 것이다. 향후 디지털 광고 시장 패권은 모바일OS(운영체제)와 이용자의 스마트기기 활동 이력을 손에 쥔 빅테크 기업에 넘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각)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새 프라이버시 정책방향을 소개했다. 핵심은 웹브라우저는 물론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무분별한 접근과 활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그간 광고주들에게 이용자 모바일 활동 기록이 담긴 '광고ID'를 제공하고, 광고주들은 이를 이용해 개인에게 맞춤 광고를 해왔다. 향후 광고ID를 없애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식별코드를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2년 간 앱 개발사들과 새로운 식별코드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삼성전자의 원 UI 4.0의 개인정보 보호기능.
삼성전자의 원 UI 4.0의 개인정보 보호기능.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안드로이드 기반 '원 UI'의 4.0 버전부터 사생활·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추가됐다. 이용자가 직접 앱과 공유할 정보와 비공개로 유지할 항목을 선택하고, 특정 앱이 카메라나 마이크 기능을 이용할 경우 화면 상단에 표시한다. '프라이버시 대시보드' 메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내 신체센서와 위치 등 기능과 데이터에 접근 가능한 앱 목록을 볼 수 있으며 원치 않는 앱은 차단할 수 있다. 현재 갤럭시 S22와 갤럭시 S21, 갤럭시Z플립3 등에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모델에도 순차 적용된다.

이는 애플이 지난해 4월 내놓은 기능과 유사하다. 애플이 선보인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은 애플이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 15에 도입한 사생활 보호 기능이다. 모바일 앱이 스마트폰 이용자의 위치정보 등 데이터를 추적하려는 경우 반드시 이용자 동의를 구하도록 했다. 애플 역시 특정 앱이 카메라와 마이크 기능에 접근한 경우 화면 상단에 각각 주황색과 초록색 점으로 현재 이용 중임을 표시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격랑 빠진 모바일 시장..."OS 패권 강화" 우려도

구글과 삼성, 애플의 정책 변화는 편의성에서 안전한 사용으로의 인터넷 질서 재편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는 격랑이 일고 있다. 애플에 따르면 ATT 도입 이후 아이폰 사용자 95% 이상이 광고 추적 기능을 껐다. 이에 전체 매출 90% 이상이 에서 온라인 광고였던 메타(구 페이스북)도 큰 타격을 입었다. 메타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애플의 정책 때문에 올해 100억달러(약 12조 20억원) 규모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처럼 표적광고 매출에 기대온 주요 모바일 기업들은 이제 새로운 수익모델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움직임을 각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몇년 간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국과 미국 등은 구글이 온라인 검색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했다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웹사이트 방문기록을 넘어 사생활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준이다보니, 개인정보 오남용은 물론 유출로 인한 해킹 범죄 우려도 커졌다. 정보유출 사고로 인한 규제당국의 제재와 과징금 처분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정보 보호 기능 강화는 필수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에서는 이들 사업자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표면적 명분으로 디지털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밖에서 데이터를 구해왔던 모바일 업체는 타격받을 수 있는 반면 구글·삼성·애플은 스마트폰부터 워치, 태블릿, PC까지 계정 하나로 서비스를 연동해 자체 생태계를 강화해 왔고, 자체 OS로 이용자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대문이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는 4917억달러(약 588조원)였는데, 이미 약 30%는 구글의 몫이었다.

국내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이 표면적으로는 이용자 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존 광고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메타 등 경쟁기업에 타격을 입히고, 규제 폭풍까지 잠시 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또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제 모바일 시장에서 프라이버시 기능 없이는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빅테크 기업의 정책 변화는 자사 중심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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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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