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정책적 지원…오랜 분쟁 끝, '오렌지'의 승리 이끌다

당국의 정책적 지원…오랜 분쟁 끝, '오렌지'의 승리 이끌다

황국상 기자
2024.08.14 04:15

[MT리포트 - 2년만의 망 무임승차 금지법] ② 인터뷰 호망 보넌펑(Romain Bonenfant) 프랑스 통신연맹 회장

[편집자주] 2년 만에 '망무임승차금지법'이 발의됐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트래픽이 급증했지만 이를 소화하기 위한 네트워크는 늘지 않은 상황이다. AI기술의 발달은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충이 전제돼야 하는데 망사업자에 네트워크 투자를 늘릴 유인이 적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증설·유지보수 비용의 합리적 분담방안을 논의한다.
호망 보넌펑(Romain Bonenfant) 프랑스 통신연맹 회장
호망 보넌펑(Romain Bonenfant) 프랑스 통신연맹 회장

"통신사업자와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 사이의 협상력 불균형을 고려할 때 망사용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법자들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경제적 체계를 상업적인 협정만으론 달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호망 보넌펑 프랑스통신연맹 회장(사진)은 머니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와 CP(콘텐츠제공사업자)간 망사용료 분쟁에 대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국내에서 망설치 및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ISP와 CP의 갈등은 점차 격화하는 모습이다. 망사용 비중이 높은 CP로부터 적정 사용료를 받아내야 ISP가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일부 CP가 이같은 비용을 분담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문제다. 대표적인 곳이 유튜브를 운영하며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약 29%를 차지하면서도 망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는 구글이다.

보넌펑 회장은 프랑스에서 발생한 분쟁사례를 들어 해결책을 제시했다. 프랑스에서는 CP의 트래픽을 각국 ISP로 중계하는 글로벌 IBP(인터넷백본프로바이더)사업자 코젠트와 프랑스 최대 이동통신사 오렌지텔레콤의 분쟁이 있었다. 코젠트를 통한 데이터 유입이 당초 무상약정한 규모를 크게 넘어서면서 망 용량증설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다툰 것이다. 이 분쟁에서 오렌지텔레콤은 코젠트에 망사용료를 청구할 자격이 있다는 최종 판결을 2015년 받아냈다.

이 사례는 ISP와 대형 CP의 분쟁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당초 오렌지텔레콤-코젠트는 1대2.5 비율 범위에서 데이터 트래픽에 대해선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약정이 있었다. 오렌지텔레콤 망을 통해 프랑스에서 밖으로 나가는 트래픽 대비 프랑스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2.5배를 넘지 않으면 무상으로 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추후 이 비율이 1대13까지 상승하면서 오렌지텔레콤이 코젠트에 망 용량증설에 따른 대가를 요구했고 코젠트는 거부했다. 이에 프랑스 당국이 오렌지텔레콤 측 손을 들어주며 분쟁을 해결했다.

보넌펑 회장은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모빌리티, 산업용 5G(세대)기술 등 디지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구축·보수에 대한 투자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대규모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제공사들이 생성하는 트래픽을 흡수하기 위해 네트워크 용량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면서 "실제 프랑스 통신사업자들은 과거 10년간 1150억유로(약 171조원)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참여자들이 모두 네트워크 비용조달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경쟁이 생겨야 요금이 낮아져 사용자들이 얻는 이점이 커진다. 특히 초고속 네트워크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필요한 작업도 해당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넌펑 회장은 디지털 인프라 투자의 지속가능성은 단일국가 또는 단일주체의 행동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망사용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또는 적어도 대륙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정 CP가 한 국가와의 망사용료 협상이 결렬됐을 때 인접국가로 트래픽을 우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 나라만의 노력으론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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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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