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 리튬이차전지 수명·안정성 높일 새 기술 발표

지난해 출범한 '글로벌 TOP(톱) 전략 연구단'의 한국전기연구원 연구팀이 화재·폭발 위험을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은 높인 이차전지 신기술을 확보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이하 전기연)은 남기훈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중간층'(Interlaye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에 게재됐다.
리튬 이차전지는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 소재로 사용한 전지다. 리튬금속은 이론적으로 흑연보다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다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마다 표면에 가지처럼 뾰족한 결정이 생기는데, 이 결정이 전극 간 단락(쇼트)을 일으키고 전기 수명을 크게 떨어트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금속 이차전지뿐 아니라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한다. 리튬금속과 고체전해질이 만나는 접촉면에서 화학적 반응이 쉽게 일어나 전지의 안정성과 성능을 크게 낮춘다.

연구팀은 '중간층' 기술이라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는 삼원계 화합물(Li2ZnSb)로 중간층을 만든 뒤 이를 얇은 막 형태로 코팅했다. 이렇게 만든 중간층을 리튬금속의 음극 위에 스티커처럼 붙였다. 그 결과 중간층은 리튬금속과 고체전해질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해, 접촉면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박철민 금오공대 교수 연구팀과 협력했고, 파우치셀 전고체전지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만든 전고체전지는 250번 충·방전해도 원래 용량의 92%를 유지했다. 에너지 밀도는 킬로그램(kg)당 320와트(Wh)로, 실험실을 넘어 실용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 선임연구원은 "리튬금속 음극 보호를 위한 중간층을 설계하고 이 기술을 대면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며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라고 했다. 하윤철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고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 안정성이 필요한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에서 이번 기술을 크게 주목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연은 이번 기술에 대한 성과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향후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상용 전지 제조 공정에 적합한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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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는 전기연 기본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학연 융합 R&D(연구·개발) 사업인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전기연은 '차세대 이차전지 전략 연구단' 참여 기관으로 2028년까지 5년간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이차전지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