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12'를 사용하던 30대 A씨는 지난 11일 출시된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17e'를 구매했다. 쓰던 휴대전화가 고장 나거나 새 기능이 필요해서는 아니다. 초등학생 딸이 쓰던 휴대전화를 망가뜨리면서 자신이 쓰던 아이폰12를 물려주고 새 휴대전화를 사기로 한 것. A씨는 "카메라 성능이 아이폰17 기본형보다 부족하지만 저렴하고 전반적인 성능도 사용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지난 11일 출시한 17e는 '아이폰11·12' 이용자가 타깃이다. 신기능에 민감한 소위 '얼리어답터'는 못해도 2~3년마다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그 외 일반적인 이용자는 5~6년 주기로 스마트폰을 교체한다는 내부 데이터에 기반했다. 17e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보급형 제품인 만큼 일반 이용자를 노린다는 것.
맥북 프로를 사전 예약으로 구매한 31세 B씨도 "지금 쓰는 '아이폰 16프로'를 구매한 지 2~3년 돼가는데 부족한 게 없다"며 "애플케어도 구독 중이다 보니 아직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애플케어는 애플의 보증·기술지원 구독 상품으로 하드웨어 수리, 우발적 손상 보상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17e는 지난해 처음 출시된 같은 라인 제품 '아이폰 16e'에 비해 더 싸졌다. 17e 256GB(기가바이트) 모델이 16e 128GB 모델과 출고가가 같다. 같은 값에 저장공간이 두 배가 된 셈이다. 업계는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값 급등으로 가격 인상을 예상했으나 애플은 승부수를 던졌다.
이외에도 전작(16e)에 없던 무선 충전 기능 '맥세이프'가 추가됐다. 최신 인물사진 기능도 추가돼 이미 촬영된 사진을 인물 촬영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프로세서도 아이폰17 기본형과 동일한 'A19'칩이 탑재됐다.
다만 아이폰17 기본형에는 있는 전·후면 카메라 동시 촬영 기능 '듀얼 캡처'가 빠졌고 최대 밝기가 25%정도 낮은 등 차이가 있다. 출고가는 30만원가량 저렴한 99만원이다. 애플 측은 다양한 가격의 제품을 출시해 이용자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기술력과 혁신을 앞세운 삼성전자(187,900원 ▼2,100 -1.11%)에 애플이 가성비로 맞불을 놨다고 해석했다. 같은 날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은 상하좌우 시야를 차단하는 사생활 보호기능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영상 촬영시 수평선이 유지되는 손 떨림 방지 기능 '슈퍼스테디'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디바이스에 탑재된 제미나이가 카카오T(택시호출), 배달의민족(음식배달) 등 앱을 알아서 통제해 이용자가 필요한 주문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도 가능하다.
카이앤 드랜스 애플 아이폰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17e는 이용자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강력한 성능·기능에 탁월한 실속이 더해진 매력적인 옵션"이라며 "속도, 보안, 가치 등이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