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 AI 월드컵] ②중계권 보호에 골 장면 공유 제한, 생성형 AI가 새 2차 창작 도구로
실제 경기 화면 대신 AI 재현 영상·밈 확산…스포츠 저작권 기준 새 쟁점

한국 축구의 북중미월드컵이 32강에서 막을 내렸다.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이번 대회에서 달라진 건 팬들이 월드컵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골 장면을 움짤로 돌려보고 세리머니를 짧은 클립으로 공유하던 익숙한 문화가 중계권과 저작권 장벽 앞에 멈춰 서면서 그 빈자리를 AI가 파고들었다.
실제 경기 화면을 그대로 쓰지 않고 골 장면과 드리블, 세리머니를 AI로 새롭게 재현한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월드컵 콘텐츠가 방송사와 공식 플랫폼 중심에서 개인 창작자 중심의 2차 창작으로 넓어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움짤의 실종'이었다. 과거 월드컵에서는 골이 터지면 몇 분 안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짧은 움짤이 올라왔다. 방송을 보지 못한 이용자도 게시글 안에서 골 장면을 확인하고 댓글로 반응했다. 골 장면 하나가 밈이 되고, 세리머니가 패러디로 번지는 속도도 빨랐다.
이번에는 달랐다. 2026 북중미월드컵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네이버(NAVER(199,900원 ▲2,500 +1.27%)) 치지직은 FIFA 규정에 따라 무단 영상 유통을 모니터링했다. 주요 커뮤니티에서 경기 화면이 담긴 움짤이나 임베드 영상 공유가 제한됐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움짤이 안 올라오니 월드컵 분위기가 덜 난다", "골 장면을 보려면 치지직으로 이동해야 해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네이버는 AI 숏폼과 공식 하이라이트를 제공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월드컵 소비 방식이 끊긴 셈이다.
AI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우회로가 됐다. 실제 경기 화면을 복사하지 않고, AI로 장면을 다시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특정 골 장면을 그대로 캡처하지 않고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리는 장면", "골 이후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세리머니하는 장면"처럼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 짧은 영상을 생성한다. 실제 방송 화면은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기억하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이미 온라인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골 장면을 애니메이션풍으로 바꾸거나 선수 세리머니를 과장된 밈 영상으로 만드는 식이다. 과거에는 원본 경기 화면을 잘라 붙이는 편집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원본을 직접 쓰지 않고 '비슷한 감정'과 '비슷한 장면'을 새로 만드는 콘텐츠가 늘었다.
제작 문턱도 낮아졌다.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만들려면 원본 소스와 편집 기술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텍스트 몇 줄과 이미지·영상 생성 도구만으로 짧은 월드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개인 창작자가 골 리뷰, 가상 하이라이트, 패러디 영상, 세리머니 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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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 콘텐츠가 저작권 장벽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실제 경기 화면을 쓰지 않았더라도 특정 선수의 얼굴, 유니폼, 국가대표 엠블럼, FIFA 월드컵 상표를 그대로 연상시키면 초상권·상표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AI가 만든 영상이 실제 하이라이트처럼 유통될 경우 허위 정보 문제도 따라붙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을 보호하면서도 팬들의 2차 창작 문화를 어디까지 허용할 지, AI가 만든 장면은 저작권 침해인지 새로운 창작인지 등 논란의 여지를 남긴 월드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