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숫자' 늘었지만 '체감' 못하는 이유

재생에너지 '숫자' 늘었지만 '체감' 못하는 이유

조규희 기자
2026.02.17 09:00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아파트 단지 뒤로 보이는 풍력발전기가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발전을 하고 있다.  2025.11.11/사진=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아파트 단지 뒤로 보이는 풍력발전기가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발전을 하고 있다. 2025.11.11/사진=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재생에너지 확대는 통계상으로 분명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34.7GW로 집계됐다. 전체 발전설비(153.1GW)의 22.7%에 해당하는 규모다. 불과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발전 비중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00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 전력 생산의 1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정부가 '신재생 발전 비중 두 자릿수 진입'을 공식화한 것도 이때다. 숫자만 보면 에너지 전환이 본궤도에 오른 듯 보인다.

다만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재생에너지가 늘었다고 하지만 전력 수급 구조가 달라졌다는 인식은 여전히 약하다. 설비 비중이 20%를 넘었는데도 발전 기여도는 10% 수준에 머무는 이유다.

핵심 원인은 계통 병목이다.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설비는 전남·전북·충남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전력을 실어 나를 송·배전망 확충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발전소는 지어졌지만 계통에 연결하지 못해 대기 중인 물량이 적지 않다.

출력 제한도 구조화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는 봄·가을 낮 시간대에는 전력이 남아돌지만 이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 못해 발전을 강제로 줄이는 사례가 반복된다. 설비는 늘었는데 실제로 쓰이지 못하는 전기가 늘어나는 셈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곧바로 전력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정책의 초점이 오랫동안 '설비 확대'에 맞춰져 있었던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민간 투자와 보급 정책을 통해 발전 설비는 빠르게 늘었지만 송전망 구축은 주민 수용성, 인허가 지연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송전망 하나를 짓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구조에서, 발전 설비만 앞서간 결과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10%를 넘긴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다만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얼마나 설치했는가'에서 '얼마나 계통에 연결돼 실제로 발전했는가''로 옮기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은 설비가 아니다. 전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전력망이다. 숫자는 늘었지만 체감이 없는 이유는, 결국 전력 시스템의 병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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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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