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폐경은 중년 여성의 대표적인 불청객이다. 폐경은 난소 기능의 소실로 인해 생리가 영구히 없어지는 상태다. 여성은 대부분 만 50세를 전후로 자연 폐경이 발생한다. 폐경을 경험한 여성 중에는 '여성의 상징 하나를 잃는다'는 두려움과 우울함에 시달리기도 한다. 얼굴이 갑자기 빨개지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등의 증상도 폐경 여성을 괴롭힌다.
그런데 여성이 모유를 오래 먹이면 폐경 시작 나이가 늦춰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모유 수유는 여성의 총 생리 기간을 연장하는 데도 기여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박주현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총 4318명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가 폐경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모유 수유 기간과 폐경 연령 및 월경 기간과의 연관성: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 대상 폐경 여성의 평균 나이는 63.8세였다. 평균 초경 나이는 14.9세, 평균 초산 나이는 24.1세, 평균 임신 횟수는 4.3회, 평균 모유 수유 기간은 34.7개월이었다.
이들의 모유 수유 기간을 살펴보니 △1개월 미만인 여성이 전체의 14% △1개월 이상~6개월 미만은 5.7%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은 6.3% △12개월 이상∼18개월 미만은 9.8% △18개월 이상은 64.2%였다. 60대 폐경 여성은 세 명 중 3명꼴로 자녀에게 모유를 18개월 이상 먹인 셈이다.
모유 수유 기간이 길었던 여성은 폐경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모유 수유 기간이 18개월 이상으로 가장 긴 그룹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1세였다. 반면 모유 수유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49.2세였다. 1년 가까이 차이 난 셈이다. 모유를 오래 먹일수록 총 생리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모유 수유 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폐경 나이와 생리 기간이 연장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며 "이는 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여성이 내인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전체적인 기간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모유 수유가 여성의 폐경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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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 심혈관 질환과 대사증후군과 같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성이 내인성 에스트로겐에 오래 노출되면 여성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