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처벌 봐달라고? 말도 안 돼"…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일침'

"형사 처벌 봐달라고? 말도 안 돼"…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일침'

정심교 기자
2023.10.19 18:55

의료법 개정안에서도 의료 사고로 인한 면허 취소 '면제'

필수의료에 한해 형사 처벌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박호균(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 변호사가 "의사들의 특권"이라며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 고(故) 신해철 씨를 변호한 경력이 있는 의료·형사 전문 변호사다.

정부는 필수의료에 몸담은 의사들의 형사 처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공식화했다.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필수의료 혁신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필수의료 기피 사유로 꼽히는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의 보상 재원을 현행 70%에서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보상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형사 처벌 특례 확대 △필수의료 분야 의료배상 책임보험 가입 지원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종사자에 '특혜'를 줘야 한다는 의대생들의 민심이 통계로도 확인됐다. 지난 17일 조명희 국민의힘 원내부대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가 발표한 의대생 81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졸업 후 필수의료 영역에서 의사 생활을 하겠다"는 답변이 50%를 넘었는데, 이들은 선결 요건으로 필수의료의 수가 인상과 형사처벌 대응 방안을 마련해주길 원했다. 한 마디로 '지금보다 재정적 보상이 많고, 형사처벌 위험 걱정을 떨쳐낼 수만 있다면 필수의료에 기꺼이 몸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호균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많은 환자를 반복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서도 사고 나면 형사 처벌을 봐달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따지고 보면 의료 중에 필수의료가 아닌 의료가 뭐가 있겠냐"며 "흔히 피부과·성형외과는 필수의료가 아니라고 여기지만 심한 흉터는 피부과에서, 안면부 종양은 성형외과에서 치료해야 하는 필수의료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필수의료의 정의·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법에서 정한 필수의료의 범위도 없다. 그간 필수의료 지원을 명시한 법률안이 여러 발의됐지만 정작 '필수의료'가 무엇인지 기본적인 합의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응급·외상·심뇌혈관 등이 일반적으로 거론되지만, 만성질환 관리 등 1차 의료를 필수의료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필수의료 종사자의 형사처벌 완화까지 논의되는 상황이라 개념 정의와 범위를 설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평가다.

주목할 건 올해 5월 19일 공포 후 즉시 시행된 의료법 개정안으로, 의료인의 면허 취소 기준이 개정된 내용을 포함해 이른바 '의료인 면허 취소법'으로도 불린다. 이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에 따르면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죄(업무상 과실 치사상)를 범한 경우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이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 치사상을 저질러도 의사 면허에 영향이 없게끔 빠졌다. 의료 사고가 나더라도 의사 면허는 유지된다는 것"이라며 "이미 이런 특혜를 받게 된 상황에서도 필수의료에 대해 형사 처벌을 완화해달라는 의료계의 주장은 의사들에게만 특권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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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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