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렬의 신의료인]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라톤 완주 후 미소를 짓는 모습을 두고 대상을 부르는 '올해의 미소'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기안84는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고른 치아가 라미네이트 때문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앞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시즌2'에 출연한 그는 인도 여행 중 가지런한 치아를 가진 외국인에게 "유 라미네이트?(라미네이트 했어요?)" "아임 라미네이트 인 강남"(저는 강남에서 라미네이트 했어요)"라는 질문을 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라미네이트는 비교적 간단히 고르고, 하얀 치아를 만들 수 있어 대중에게 인기인 치과 시술이다. 인조 손톱을 붙이듯 자연 치아와 비슷한 세라믹 재질의 얇은 '인공 치아'를 붙여 벌어진 치아 틈을 메우는 동시에 심미적인 만족감을 선물한다. 가수 겸 배우 수지, 방송인 전현무 등 연예인이 많이 하는 치과 시술로 입소문을 타며 일반인도 이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라미네이트도 선택 시 고려할 점이 상당하다. 라미네이트는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인 에나멜에 접착하기 위해 치아를 0.5~1.2㎜ 정도 삭제해야 한다. 외부 자극을 막아주는 에나멜층을 일부러 손상하는 만큼 시술 후 치아가 자극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통증이나 시림 등의 증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시술 과정에 치아 삭제를 최소화하는 무삭제(최소 삭제) 라미네이트도 등장했다. 치아 표면을 삭제하지 않고 0.1㎜ 정도로 얇게 만든 세라믹을 치아에 붙이는 방식이다. 강화 레진으로 치아 색과 유사하게 제작해 그대로 붙이기 때문에 신경 손상이나 시림 등의 증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치아 삭제를 최소화할 수 있어 일반 라미네이트의 대안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대상자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얘기다. 정진석 광주학동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무삭제 라미네이트는 기존 치아에 얇은 세라믹을 부착하기 때문에 치아의 배열과 형태 등을 바꿀 수는 없다"며 "원래 가지런한 치아를 가지고 있으면서 틈이 벌어진 일부 케이스에만 시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원장은 "아무리 정교하게 시술해도 치아와 라미네이트의 경계에 미세한 틈이 존재해 자연 치아보다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10년이 지나면 접착제의 수명이 다해 교체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무삭제로 가능해도 교체 시에는 기존 치아의 삭제 없이 라미네이트 시술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라미네이트가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주변 치아보다 유독 크기가 작은 '왜소치'는 치아 사이에 공간이 벌어져 부정교합을 부르고 주변 치아가 빈틈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이 경우 라미네이트를 통해 주변 치아와 크기를 맞춰주면 교합이 정돈되고 충치나 잇몸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정 대표원장은 "라미네이트의 단점인 치아 삭제도 거의 없이 시술할 수 있어 심미적인 만족과 기능적인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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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잇몸의 탄력이 줄면서 치아가 벌어진 환자도 라미네이트 시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정 대표원장은 "특히 고령층은 앞니가 벌어지기 쉬운데 음식물이 사이로 들어가 충치나 잇몸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인공 치아를 부착하는 라미네이트 시술이나 치아와 비슷한 색상의 재료인 복합레진으로 벌어진 앞니의 틈을 채우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미네이트는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긴 시간이 걸리는 교정 치료와 달리 몇 번의 치과 방문만으로도 고르고 하얀 치아를 얻을 수 있지만, 치아가 회귀 성질을 갖는 만큼 조금만 소홀히 관리해도 이전 상태로 쉽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양치질하고 치실을 사용해 치아 사이에 있는 이물질은 바로 제거하는 한편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정 대표원장은 "환자에 따라 치아가 벌어지는 원인과 정도가 다르다"며 "라미네이트만 고집하기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합한 치과 시술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