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빠진 정부, 반격 나선 의사들…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관철되나

패닉 빠진 정부, 반격 나선 의사들…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관철되나

박정렬 기자, 정심교 기자, 홍효진 기자
2024.12.15 13:25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마련한 '대전협 의료지원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응급처치와 상비약 지급 등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마련한 '대전협 의료지원단'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응급처치와 상비약 지급 등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10개월가량 이어진 의료사태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의사단체는 비상계엄 상황에 공포된 '처단 포고령'에 탄핵안 가결을 명분으로 삼아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를 포함해 의료 개혁을 '원점 재검토'하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의정 간 소통 채널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의사들의 투쟁 강도가 한층 거세지면서 의료 개혁에 미래도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지난 14일 국회 문턱을 넘자, 의사단체들은 앞다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의사들은 의료 개혁의 핵심 사항인 의대 증원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주무 부처 장관도 사표 제출로 거취가 불분명해진 가운데 탄핵안 가결을 의료 개혁의 정당성을 흔드는 계기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의료농단·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의료농단·계엄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은 근거 없는 의대 정원 증원을 밀어붙이고 문제를 제기하는 의사들과 전쟁해 왔다"며 "의대 교육 붕괴를 막기 위해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역시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2월 이후 사태는 아직도 악화일로"라며 "현명한 국민께서 이제는 윤석열 발 의료 탄압, 의대 탄압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도 같은 날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킨 당연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의료 개혁 정책을 지금 멈추고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진행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또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주술적 신념에 의해 자행된 수많은 반민주적 정책은 이제 국민의 명령으로 되돌려져야 한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의 '원점 재검토'를 언급했다.

차기 의협 회장 후보들 역시 비판에 가세했다. 전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인 강희경 후보는 "2025년 신입생과 2024학번 의대생들이 받을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협 회장인 주수호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이제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폐기와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 의료 개혁에 관한 국정조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회장 후보자 신분의 최안나 의협 대변인 역시 "2025학번 정시모집, 2월에 있을 사직전공의들의 군 문제, 3월에 개강 예정인 의과대학의 교육 문제 등을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하루 뒤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하루 뒤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다만, 정부가 모집 중단 등 의사들이 제기하는 의대 증원 원점재검토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 개혁을 포함한 국정과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입시가 상당 부분 진행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부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의대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는 지난 13일까지 마무리됐고 정시(31일)까지도 얼마 남지 않아 모집 중단 등의 '통 큰 결정'을 내리긴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계엄사령부가 "파업·이탈 전공의 등 미복귀 의료인은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내린 데 대해 의사들의 반감이 큰 상황에서 탄핵안 가결이 겹치며 의사들의 대정부 투쟁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계엄 사태 후에도 '흔들림 없는' 의료 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표명했지만 의정 갈등을 풀어갈 '소통 채널'이 전무한 상황이라 난관이 예상된다. "연말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겠다"던 여여의정 협의체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탈퇴로 사실상 해체됐다. 의료 개혁 정책을 논의하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도 '처단 포고령'에 반발한 대한병원협회, 중소병원협회, 국립대병원협회가 줄줄이 탈퇴하며 '의사 없는' 반쪽 특위가 됐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계엄 사태 등) 어려운 상황으로 의료 개혁 방안 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논의를 진전시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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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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