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원장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이나 MRI·CT 등 영상 촬영 자료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꽃피우는 '씨앗'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건강 정보를 확인·활용하면 아프기 전 병을 예방하고, 집·경로당·복지관 등에서도 손쉽게 관리받을 수 있어 고령층, 지체장애인, 어린이 등 '건강 약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2019년 설립된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정원)은 국가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보건의료 데이터의 생산, 수집과 이를 연계·유통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염민섭 의정원장은 26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올해를 국민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편의성과 유효성을 체감할 수 있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정원은 설립 초기 EMR 표준 마련과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데서 출발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 보건의료정보도 표준화, 체계화해야 실제 건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의정원은 올해 시행되는 EMR 2주기 인증제 사업을 통해 인증지표를 90개에서 59개로 통합 간소화하는 등 참여도를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나아가 의정원은 국민이 '직접 경험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나의건강기록' 앱이다. 어느 때 병원에 갔고, 무슨 병을 진단받아 어떤 약을 처방받았고 수술했는지(의료기관 1004곳 참여)부터 △건강검진 △예방접종 이력까지 개인의 의료정보(질병관리청·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참여)를 하나의 앱에 '총망라'했다. 부모가 인증을 통해 자녀(영유아) 기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염 원장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본인의 의료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다"며 "약 봉투를 들고 의사를 찾거나 예방접종 수첩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의정원은 연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전체를 포함해 연계 기관을 250곳 더 확충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병원 간에 EMR과 영상 촬영 결과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진료정보교류 서비스'다. 이전에는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진료기록 사본이나 의료영상 CD를 직접 챙겨야 하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환자 동의를 받고 병원끼리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 빠르고 정확한 진료가 가능할뿐더러 영상 검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돼 환자 안전, 진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 현재 전국 1만여곳의 대학·종합·요양병원과 동네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800여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디지털 헬스케어의 관심이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 등 산업계의 정보 활용 요구는 커지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규모는 2022년4400억원에서 2027년 2.4조원으로 4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 진료 기록 등 민감 정보가 상당한 만큼 저장·유통·활용 기준 등을 제정하는 데 있어 의정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2대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촉진에 관한 법'(디지털 헬스케어법)의 통과가 절실한 이유다. 염 원장은 "현재 계약직 비율이 40%에 달하는 의정원의 안정적인 운영과 보건의료정보의 수집·생성·활용의 '근거'가 되는 법안"이라며 "향후 더 많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기 위해 법적 근거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