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6번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04.04. kmn@newsis.com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4/2025040410303416304_1.jpg)
전공의 처단 포고령으로 의료계에 반발을 부른 12·3 계엄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을 맺었다. 거의 모든 의대생이 학교로 돌아온 가운데, 사직서를 내고 병원에 돌아오지 않던 전공의들도 '복귀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처단 포고령'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고, 의료 개혁도 계속되는 만큼 의정 갈등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재판관 8명 전원이 탄핵소추에 대한 인용 의견을 내고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두 달 이내 차기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란 호칭을 잃게 됐다.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책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의정 갈등은 같은 해 12월 계엄사령부의 '전공의 처단' 포고령 발령으로 극에 치달았다. 사직·휴학 등 1년가량 이어진 투쟁에 피로감을 느끼던 전공의·의대생조차 발끈해 결국 올해까지 갈등 상황이 이어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정부와 '강대강 대치'를 이어온 전공의의 복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올해 초 정부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조건으로 '의대 증원 백지화'를 협상 카드로 내밀면서 전공의와 함께 투쟁을 주도해 온 '휴학 의대생'은 단일대오가 깨졌고 대부분 학교로 돌아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의대생 복귀율은 96.9%로 전국 40개 의대생 대부분이 등록을 완료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의대생의 복귀로 동요하는 전공의의 의사결정을 앞당기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전문의 취득에 대한 아쉬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누적된 상태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정치권이 의료계를 끌어안기 위해 필수 의료패키지,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여기에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팔 한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대안 없이 의대생의 휴학 투쟁을 부추겼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하면서 '강경파'의 힘도 약해지는 분위기다. 빅5 병원의 한 사직 전공의는 "전문의를 취득한 동기를 보면 여러 감정이 든다"며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답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SNS에 "전공의가 (나중에) 전문의가 돼주지 않으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심각한 의사 부족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들이 복귀할 수 있게) 입대 연기와 동일 과 복귀 시 수련받은 연차 인정, 정원 내 예외 임용 등의 특례가 필요하다"고 정부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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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 기조가 확실히 바뀌지 않는 이상 대규모 전공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학·종합병원에서 환자가 당장 변화를 체감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단 포고령'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고, 의료개혁도 계속되는 만큼 이에 반발하는 전공의도 아직 많다.
의협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의료 정상화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지속해서 소통해왔지만, 갑작스럽게 대선 국면에 접어든 만큼 혼란이 다소 가라앉고서야 의료개혁 등에 재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날 밤 특별 상임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월20일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쳐온 의사들로서는 윤 전 대통령이 결국 파면되면서 일단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으로 새 행정부가 꾸려지기 전까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지속해서 수행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물러나도 의사집단이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더라도 최소한의 직무만 대행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많아서다.
권한대행의 역할과 직무 범위가 규정된 건 없지만 통상적으로는 기존의 정부 정책과 기조를 크게 바꾸기보다는 관리하는 수준을 이어간다. 따라서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더라도 국정을 적극적으로 이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실제로 한 총리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국정 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서도 민생 안정을 위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내각의 의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 정책과 반하는 '필수의료 패키지 및 2026년도 이후 의대 증원책 전면 백지화' 등 의사집단의 요구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