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데 왜…'여성' 폐암 수술, 14년 새 32%→44.7% 껑충

담배도 안 피우는데 왜…'여성' 폐암 수술, 14년 새 32%→44.7% 껑충

박정렬 기자
2025.07.24 09:33

[박정렬의 신의료인]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폐암 수술 분석 결과
고령 및 여성 환자 증가, 최소침습 등 주목

국내 폐암 수술이 14년간 격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에서 수술받는 환자가 늘고, 여성 환자 역시 증가 추세다. 환자 부담을 줄인 최소침습수술도 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폐암 수술의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수진 박사,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2010~2023년 국민건강보험에 청구된 폐암 수술 12만 4334건과 로봇수술 1740건을 분석해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2010년 4557건이던 연간 폐암 수술 건수는 2023년 1만 4184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폐암 발생이 42.8건에서 61.6건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고령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35세~64세 암 발생 순위는 갑상선→유방암→대장암→위암→폐암이지만 65세 이상에서는 폐암이 1위로 올라서고 이어 대장암→위암→전립선암→간암 순으로 순위가 바뀐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같은 기간 70~79세 환자는 26.3%에서 32.3%로, 80세 이상 환자는 2.0%에서 6.2%로 상승했다. 또 찰슨동반질환지수 7점 이상이어서 중증 동반 질환에 따른 수술 위험이 큰 환자의 비율도 9%에서 17.4%로 큰 폭 올랐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여성 환자'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 부분으로 짚었다. 여성 수술 환자 비율은 2010년 32%에서 2023년 44.7%로 상승했는데, 대부분 비흡연자다. 이는 폐암이 흡연에 따른 직접 노출보다 간접흡연에 따른 영향, 음식 조리, 대기오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여성 환자가 늘고 있는 건 저선량 CT 검사 도입 등으로 검진이 확산하고, 평균 수명 증가로 호발하기 쉬운 여건이 조성된 영향이 있었다"면서 "환자 구성이 바뀌는 만큼 치료 방향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과거라면 수술을 망설였을 고위험군이 수술실 문턱을 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큰 변화다. 조기 진단의 증가와 수술기법의 발전 덕분이다. 2010년만 하더라도 비디오 흉강경 수술이 차지하던 비율이 절반 수준(52.9%)에 머물렀지만, 2023년에는 거의 모든 환자(94.8%)가 이 방법으로 수술한다. 흉강경은 개흉술보다 환자 부담이 적다고 알려졌다.

로봇수술의 경우 전체 수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17%로 적은 편이지만, 2023년 처음으로 개흉 수술 건수 291건을 로봇수술 건수가 450건으로 넘어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폐를 최대한 보존하는 쐐기절제술은 8.2%에서 18.5%로, 분절절제술은 4.2%에서 9.6%로 비중이 확대됐다. 고령·동반 질환 환자 등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군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폐암 수술 환자의 입원 기간은 2010년 13일에서 2023년 7일로 절반 가까이 단축됐고, 30일 이내 사망률도 2.45%에서 0.76%로 크게 낮아졌다.

강단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4년간 전국 단위 폐암 수술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건수, 환자 특성, 수술 방법, 치료 성과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제시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박성용 교수는 "이제 고령, 여성, 동반 질환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지만, 의료 접근성과 성과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앞으로 근거 기반의 정책 수립과 수술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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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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