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 받지 않은 경우 '콜린 제제' 약 본인부담률 30%에서 80%로 올라
일각서 "사회적 비용 감안해 콜린 제제 본인부담률 50%로 낮춰야" 주장
콜린 제제 대안으로 '은행잎 추출물' 등 부상 전망도
의료계는 인지 기능 저하 등 증상 있을 경우 '의료기관 방문' 당부

21일부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인 경우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 제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축소된다. 환자 본인부담률이 기존 30%에서 80%로 올라 처방 시 약값 부담이 약 2.7배로 상승한다. 다만 치매 환자는 종전대로 처방 시 본인부담률 30%가 적용된다.
콜린 제제는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가 있는 이들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경도인지장애, 치매초기, 뇌혈관질환 이후 인지 저하가 우려되는 환자들에게 처방돼왔다. 국내 처방액수는 2022년 5349억원, 2023년 5805억원, 2024년 5672억원이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 제10-1행정부는 대웅바이오 외 12인이 청구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일부개정고시 집행정지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가 콜린 제제를 사용할 경우 약값 본인부담률을 30%에서 80%로 올리는 내용의 해당 고시가 이날부터 시행됐다.
이 고시는 202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치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발령한 것이다. 이후 콜린 제제 판매 제약사들의 반발과 소송으로 집행이 정지됐다가 법원 최종 판결로 약 5년여 만에 시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콜린 제제를 처방받으면 본인부담금이 종전 대비 약 2.7배로 증가한다. 콜린 제제 대표 제품인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 400㎎의 경우 하루 두 번 복용 기준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월 8568원에서 2만2848원으로 오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콜린 제제 급여 축소가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대한신경학회 관계자는 "본인부담률 80%는 과도한 측면이 있어 사회적 요구도와 의료적 유효성을 반영한 50% 수준에서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실제 국내외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콜린 제제가 치매의 조기 관리와 이환 지연에 효과적이고, 예방적 개입이 이뤄질 경우 사회 전체의 치매 관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선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과 니세르골린 등이 가격이 오른 콜린 제제 시장 일부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은행잎 추출물은 뇌혈류 개선,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의 기전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콜린 제제 대비 가격이 소폭 저렴할 수 있어서다.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합의문에서 은행잎 추출물을 경도인지장애 증상 치료에서 'Class I, Level A'로 권장되는 유일한 약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또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혼합형 치매 치료의 용량으로는 은행잎 추출물 함량 240㎎를 권장했다. 니세르골린 30㎎은 기억력 손상 등 치매증후군의 일차적 치료에 효과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하는 등의 주관적 증상이 있다면 우선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에 기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는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다 치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불행해질 수 있다"며 "늦기 전에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콜린 제제든 은행잎 추출물이든 이들의 처방은 의료기관을 방문하며 증상 초기부터 지속적 치료를 받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치료의 경과, 약물 반응에 따라 치료 접근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증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