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키썬라', 중국·유럽서도 승인…한국은 3년 뒤에나

치매 신약 '키썬라', 중국·유럽서도 승인…한국은 3년 뒤에나

박미주 기자
2025.10.01 16:00

알츠하이머병 신약 '키썬라', 한국에선 2028년에나 허가 신청 가능할 전망
투여 편의성 높아진 치매 신약 '레켐비 아이클릭'도 한국에선 2~3년 뒤 허가 가능 예상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키썬라'/사진= 일라이 릴리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키썬라'/사진= 일라이 릴리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에선 사용이 승인된 일라이 릴리의 치매 신약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를 한국에서는 3년 뒤에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최근 허가된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가네맙)의 피하주사(SC) 제형도 국내에선 2~3년 뒤에나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치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타 주요 국가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셈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키썬라를 초기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시판 허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선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성인과 아포지단백E(ApoE4) 이형접합체 또는 비보유자인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경미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다.

키썬라는 치매의 원인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다.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한다. 아밀로이드는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로 서로 뭉쳐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생성할 수 있다.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과도하게 축적되면 기억력과 사고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키썬라는 임상 3상 시험에서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35% 늦췄다. 치매 임상등급(CDR-SB) 평가에서도 29% 개선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치매약 레켐비 대비 27% 높은 수준의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월 1회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약되며 약물 주입에 1시간 이상 걸린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쓰인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 같은 효능의 키썬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어렵다. 국내 의약품 사용 승인을 얻기 위해선 주요 임상 3상 시험에 국내 환자를 일정 비율 이상 참여시키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기존 키썬라 허가 임상에 국내 환자가 없어서다. 이에 일라이 릴리는 한국 환자를 포함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 임상시험이 2028년 7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뒤에나 키썬라의 국내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레켐비/사진= 한국에자이
레켐비/사진= 한국에자이

또 다른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의 피하주사 제형인 '레켐비 아이클릭'도 한국에선 2~3년 뒤에나 사용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 아이클릭은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레켐비 주사제 대비 편의성이 대폭 향상된 약이다. 레켐비는 정맥 주사제 형태로 투약에 1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레켐비 아이클릭은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고 투약시간도 약 15초에 불과해 집에서 혼자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레켐비 정맥주사제는 2주에 1번 투여해야 하는데 레켐비 아이클릭은 주 1회만 투여하면 된다.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제거하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로, 임상 3상 시험에서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27% 늦췄다.

치매 신약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점도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레켐비의 경우 비급여라 연간 치료에 2700만~3000만원 정도, 많게는 5000만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2021년 미국, 유럽, 일본에 허가된 신약 460개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허가율은 41%지만 우리나라는 33%에 그친다. 허가 후 급여 비율도 OECD 평균은 29%지만 우리나라는 이보다 낮은 22%다. 최인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신약 허가율·급여율이 낮다"며 "환자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약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지출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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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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