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분석 연구
역량 '낮음' 집단 평균점수 31.5점
60세 이상 고령층 등 활용능력 취약
"정보 활용 능력 격차, 새로운 건강 불평등 초래"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 수부터 혈당·혈압·수면 등을 관리해주는 맞춤형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앱)이 활성화됐음에도 정작 건강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선 활용도가 떨어진단 지적이다.
3일 삼성서울병원의 조주희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와 윤정희 암 환자 삶의 질 연구소 교수 연구진은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IF=6.0)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건강 정보를 탐색·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인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디지털 건강 문해력)가 낮아 생긴 결과라고 연구진은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41명을 대상으로 진행(55세 미만은 온라인 설문, 55세 이상은 대면 인터뷰)됐다. 전국 단위로 모집된 패널을 활용했으며 지역·연령·성별에 따라 선별했다.
연구는 조주희 교수 연구진이 직접 개발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평가도구'(DHTL-AQ)가 쓰였다. 이 도구는 34개 문항을 통해 실제 모바일 앱 활용, 건강정보 검색, 정보의 신뢰성 평가, 비판적 선택 능력 등을 실제 과제 기반으로 점수화한 것이 특징으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에 따르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연구 참여자의 전체 평균 점수는 73.8점으로 나타났다. 전체 27.8%(289명)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음'으로 분류됐고, 평균 점수도 31.5점에 그쳤다.
반면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높음'으로 평가된 사람(72.2%, 752명)의 평균 점수는 90.3점으로 차이가 매우 컸다. 이에 연구진은 정보 활용 능력 격차가 새로운 형태의 건강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은 집단을 심층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층,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 무직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이 주로 해당하면서 건강 불평등 문제점이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다고 평가된 이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60대 이상(250명)에서 디지털 건강 문해력이 높았던 사람은 55명으로 22%에 불과했다.
20~30대, 40~50대와 같이 다른 연령대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높은 사람이 주류인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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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항목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은 사람의 경우 건강 관련 앱을 찾는 데 19.4%만 성공하고, 17%만 회원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디지털 헬스로 가는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셈이다.
연구진은 앞서 연령별 분석에서 60대 이상은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에 더욱 취약하단 점을 고려해 노년층이 다른 세대보다 건강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연구를 주관한 조주희 교수는 "건강 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역량 자체에서 격차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고령층과 취약계층에 맞춘 맞춤형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직관적이고 단순화된 앱 설계, 검증된 건강정보 제공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국민 건강정보이해능력 조사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