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고 두통→호흡곤란, 결국 숨졌다...크루즈 덮친 '한타바이러스' 뭐길래

열나고 두통→호흡곤란, 결국 숨졌다...크루즈 덮친 '한타바이러스' 뭐길래

정심교 기자
2026.05.11 04:05

쥐 등 설치류 통해 인간 접촉 감염, 치명률 20~35% 달해
초기 감기증세, 호흡곤란 발현…"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한타바이러스군의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제공=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한타바이러스군의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제공=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국적의 크루즈선 'MV혼디우스'에서 한타바이러스에 6명이 확진, 3명이 사망한 가운데 남은 승객들이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 내리기로 하면서 이 바이러스의 육지확산 우려에 대한 공포감이 빠르게 확산한다. 이 바이러스는 얼마나 위험하기에 거부감이 큰 걸까.

한타바이러스는 1976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한 감염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Andes)바이러스'로 밀접하거나 장기간 접촉을 통한 사람간 제한적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종"이라고 발표했다.

안데스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 중에서도 사람 간의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다. 지난 8일 질병관리청은 "이번 사례는 한타바이러스 중에서도 안데스바이러스에 의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으로 주로 남미(아르헨티나·칠레)에서 발생한다"며 "쥐 같은 설치류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며 아르헨티나·칠레에서 환자와 밀접한 접촉으로 사람간 전파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일 이 배는 23개국에서 온 승객 88명과 승무원 59명을 태우고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를 출항해 남극대륙 본토, 사우스조지아섬, 나이팅게일섬 등을 거쳐 대서양을 항해했다. 출항 6일째(지난달 6일)에 70세 네덜란드 남성이 발열·두통·설사증세를 호소했고 호흡곤란 증상까지 보이다 닷새 뒤에 사망했다. 이후 69세인 그의 아내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긴급 후송되던 중 증상이 나빠졌고 결국 지난달 26일 병원에서 숨졌다. 이 배에 탔던 독일 여성도 지난달 28일부터 폐렴증상을 겪다 닷새 뒤인 지난 2일 배에서 목숨을 잃었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의 일반적인 잠복기는 1~2주며 최대 6주간 잠복할 수 있다. 감염 초기엔 감기와 비슷한 증상(발열·근육통·두통·오한 등)으로 시작하다 급격한 호흡곤란, 폐부종, 심장기능 저하, 급성신부전 등으로 나빠질 수 있다. 치명률은 20~35%에 달한다. 현재로선 승인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백신이 없어 보존적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고려대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정희진 센터장은 "크루즈선은 밀폐된 환경에서 장기간 승선한 사람들과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어 한 번 감염병이 발생하면 확산할 위험성이 크다"며 "첫 환자가 승선 이전에 남미지역을 여행했는데 남미에서는 드물지만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해 여행 중 설치류의 분변에 오염된 환경과 접촉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타바이러스가 아시아와 유럽에서 일으키는 '신증후군 출혈열', 북남미의 '폐증후군' 모두 중등증 이상의 위중도를 보인다. 특히 폐증후군은 치명률이 50%에 달한다.

현재까지 특이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으며 산소치료 등 조기 보조치료나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받는 진료가 예후개선에 도움이 된다.

정 센터장은 "국제이동이 활발한 상황에서는 해외 감염병이 유입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사람간 전파가 제한적인 만큼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설치류가 많이 서식하는 환경(숲·들판·농장 등)에서 활동 후 열이 나면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청은 "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여행 중인 경우 설치류와 접촉하지 말고 쥐 배설물이 있을 만한 폐쇄된 공간은 방문을 자제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해당 지역에서 귀국한 후 △발열 △호흡곤란 △메스꺼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진료시 해외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며 필요한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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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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