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연말연시를 맞아 잦은 술자리로 소화기 계통 환자가 부쩍 늘었다. 특히 △급성 위염 △알코올성 간염 △급성 췌장염은 단순한 숙취·속쓰림으로 치부하기 쉬운데다 초기 증상마저 비슷해, 방치했다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원 교수는 "술자리 후 복통이 느껴진다면 단순 위장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며 "특히 통증의 위치와 양상에 따라 긴급한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세 가지 질환 모두 음주로 유발될 수 있다는 점, 복부 통증과 소화기 불편감이 생긴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특히 명치 통증, 구역감, 식욕 저하, 더부룩함 같은 증상은 위·간·췌장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어 초기 증상만으로는 혼동하기 쉽다.

손원 교수는 "다만 통증 위치·양상에서 이들 세 질환은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급성 위염은 주로 명치 부위에서 속쓰림이나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식사 후'에 통증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알코올성 간염에선 극심한 통증은 흔하지 않다. 대신 간(肝)이 위치한 '오른쪽 윗배'에서 은근한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황달이 주요 동반 증상이다.
급성 췌장염은 명치, 왼쪽 윗배에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 통증이 등·어깨로 뻗치는 경향이 있다. 똑바로 누우면 증상이 심해지며, 앉으면 증상이 다소 줄어든다.

손원 교수는 "위·간·췌장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술을 즉시 끊고 장기가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며 "복통, 구토, 황달, 극심한 피로감 같은 증상이 이어지거나 악화하면 반드시 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주로 인한 급성 위염, 급성 간염, 급성 췌장염 모두 아무런 증상인 없는 경우도 많다. 복통이 없더라도 적절한 음주량을 지키는 게 중요한 이유다.
손 교수는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서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물을 자주 섭취해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늦추고, 술을 여러 가지 섞는 '폭탄주'를 피해야 한다"며 "약을 먹고 있다면 알코올이 약물 부작용을 높이고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금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