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운영 안하는 점포도 허용… 14년 만에 나온 '처방전'

24시간 운영 안하는 점포도 허용… 14년 만에 나온 '처방전'

김민우 기자, 민동훈 기자
2026.01.08 04:12

제도에 막힌 사이 '무약촌'만 급증… 규제완화 목소리
약사-소비자단체 충돌 불가피, 국회 통과도 지켜봐야

한지아 의원(국민의힘) 대표발의 약사법 개정안/그래픽=김지영
한지아 의원(국민의힘) 대표발의 약사법 개정안/그래픽=김지영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단순히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처를 늘리는 내용을 넘어 14년간 사실상 멈춰 있던 상비약 제도의 구조 자체를 손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안전상비의약품제도는 2012년 도입 당시 심야·새벽시간에 약국이 문을 닫더라도 24시간 편의점에서 최소한의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취지와 달리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지역별 의약품 접근성 격차는 더 커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3636개 읍면동 가운데 약국과 상비약 판매점이 모두 없는 '무약촌'이 556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머니투데이 창간기획으로 약국과 상비약 판매점이 모두 없는 곳을 '무약촌'으로 규정하고 고발한 이후 정부가 실태파악에 나선 결과다.【2024년 6월19일자 본지 1·4·5면 [단독] '573개 읍면동, 藥 살 곳 없다' 등 8개 기사 시리즈 참조·2025년 12월22일자 본지 1·5면 [단독] "'비상' 상비약 판매점 더 줄었다" 등 4개 기사 시리즈 참조】

상비약 제도가 존재하지만 정작 의약품 접근성이 가장 절실한 지역은 제도 밖에 방치돼온 셈이다. 이마저 있던 상비약 판매점도 정부와 국회의 제도개선 논의가 멈춘 사이 1200여개가 더 줄었다. 편의점업계의 성장정체와 수익성 악화로 지방점포의 폐업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데다 남아 있는 점포들도 인건비 부담 등으로 24시간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번 개정안이 무약촌을 특정해 24시간 운영요건의 예외를 허용토록 한 배경이다. 약국과 상비약 판매점 모두 없어 의약품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24시간 운영요건 규제를 없애 최소한의 상비약 접근성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수 조정방식 변화도 추진한다. 현행 약사법은 상비약 품목을 20개 이내로 제한하지만 실상은 제도도입 이후 13개 품목만 운영됐고 지금은 생산중단 등의 이유로 11개 품목만 운영된다. 제도도입 이후 14년 동안 품목 재조정 논의는 멈춰 있었고 감기약·해열진통제 중심의 제한적 구성은 실제 생활수요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이에 개정안은 품목수를 법률에 고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위임해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필요에 따라 조정이 가능토록 제도적 여지를 둔 것이다. 다만 이는 즉각적인 품목확대를 의미하기보다는 논의 자체가 가능하도록 문을 연 조치에 가깝다. 실제 확대여부를 두고는 약사단체와 소비자단체의 의견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안의 또다른 축은 약사정책심의위원회 신설이다. 그동안 안전상비의약품을 포함한 약사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법정기구가 부재해 제도개선이 단발성 논의에 그쳤다. 상비약 품목조정 등을 심의하는 안전상비약지정심의위원회는 3년마다 상비약 제도의 타당성을 검토하게 돼 있지만 의무는 아니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재평가 논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남은 관문은 국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비약 품목확대와 24시간 규제로 약 접근성이 떨어지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앞으로 따져봐야 할 게 많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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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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