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치료·분만 등 방해시 처벌 '단체행동 방지법' 추진
업계 "법 제재로 필수의료 기피 심화" 노조 결성 목소리

여당이 의료인의 집단행동을 막는 법안을 추진한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수 없다는 금지규정을 신설해 의료공백 사태의 재발을 막는다는 취지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러한 법적 제재가 외려 필수의료 기피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5일 국회·의료계에 따르면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필수유지 의료행위' 정의를 명시하고 이에 대해선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응급의료업무와 중환자 치료·분만(신생아 간호 포함)·수술·투석 및 이와 관련된 마취·진단검사 등을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해당 업무를 정지·폐지·방해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현행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내 필수유지업무는 '정지·폐지될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안전·공중의 일상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 정의된다. 이에 따라 해당 업무의 '정당한 유지와 운영을 정지·폐지·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 법은 사용자 등 대상의 쟁의행위에만 적용돼 집단사직·휴진 등 의사단체의 진료거부 행위엔 직접 적용이 어려웠다.
전 의원이 낸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필수의료공백방지법과 유사한 내용이다. 필수의료공백방지법이 '의료인 등은 집단행동 전 필수유지 의료행위 근무계획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며 절차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개정안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집단사직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는 금지규정 신설을 골자로 한다.
징역형을 명시해 법적 제재수준을 높인 집단행동 금지법이 연이어 발의되자 의사들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김재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법제이사(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는 머니투데이 기자와 통화에서 "의협이나 대한전공의협의회 같은 임의단체는 노동법상 노조의 지위를 갖지 못해 집단적 의사표현이나 쟁의행위시 공정거래법상 담합논란이나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등 공권력의 직접적 타격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의료계 내부 글을 통해 "전진숙 의원안은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방해하는 행위'까지 포괄적으로 금지, 전공의의 개별적 사직조차 집단행동으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법적으로 향유할 노조로의 조직개편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본지에 "2000년 의약분업 당시 파업 때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의료진이 돌아가며 현장을 지켰다"며 "(집단행동에 따른) 처벌이 두려워서가 아닌 의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라고 판단해 현장에 있던 것인데 법적 제재를 명문화하면 이러한 직업적 책무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현 법안은 1차원적 접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