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미세수술 권위자' 조원상 교수, 로봇수술 미개척지 도전

'뇌혈관 미세수술 권위자' 조원상 교수, 로봇수술 미개척지 도전

김선아 기자
2026.05.14 15:43

[인터뷰]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리브스메드와 뇌혈관 미세수술 로봇 개발 나서…전 세계적으로 미개척된 영역
임상 역량에 정밀 수술기구 기술력 결합…"K-의료기기 오리지널리티 만들 것"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뇌혈관 미세수술 로봇 개발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리브스메드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뇌혈관 미세수술 로봇 개발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리브스메드

"한국 의사들이 혈관 문합술이나 신경 문합술 등 고난도 뇌혈관 미세수술에서 전 세계 최고의 임상 결과를 내고 있는 상태에서 리브스메드처럼 기술력이 준비된 우리나라 회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개척된 영역인 미세수술 로봇을 개발해 후학들을 위한 '오리지널리티'의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뇌혈관 미세수술의 권위자로, 올해부터 리브스메드(67,000원 ▲100 +0.15%)와 함께 국내 최초 뇌혈관 미세수술 로봇 개발에 나선다. 이번 과제는 2026년도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다.

이들은 이번 과제를 통해 고난도 적응증인 모야모야병에서 가능성을 검증해 다른 수술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모야모야병은 혈관 문합술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인 데다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 발병률이 높아 국내에 풍부한 임상 경험이 축적돼 있다.

조 교수는 "뇌혈관 수술은 복강·흉강 수술과 달리 좁고 깊기 때문에 훨씬 미세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뇌혈관 문합술의 경우 제한된 시간 내에 작은 혈관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외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빈치와 같은 수술 로봇으로는 구현할 수 없고, 현재 유럽, 일본 등에서 개발된 미세수술로봇이 2~3개 정도 있으나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며 "서양에선 뇌혈관 문합술을 할 줄 아는 의사도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과제는 뇌혈관 미세수술에서 로봇 보조 기술의 실제 임상적 가치를 검증하고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사마다 생길 수 있는 수술 결과의 차이를 줄이고, 젊은 의사들의 훈련 기간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한다. 실제 임상 수요가 있는 병원과 실제로 수술기구 상업화 역량을 갖춘 기업이 함께 개발하는 만큼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뇌혈관 미세수술 로봇이 임상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1mm 이하의 정밀 제어, 손 떨림 보정, 좁은 두개 내 공간에서의 다자유도 조작, 직관적 조작 인터페이스, 안전성·사용성·재현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리브스메드는 이미 관절형 수술기구를 상용화하며 축적한 경험과 쌓아온 기술적 역량을 토대로 의미 있는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의료기술을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제공한다는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의 비전과 리브스메드의 상용화 역량, 서울대병원의 임상 전문성이 결합돼 이번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로 구체화됐다"며 "리브스메드는 이미 외과의사에게 친화적인 수술로봇 시스템을 완벽하게 만들어놓은 만큼 또다른 차원의 미세수술 로봇 플랫폼을 개발해낼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은 향후 국내 신경외과 임상 현장뿐 아니라 글로벌 수술로봇 산업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령화로 인해 뇌혈관 질환이 늘어나는 가운데 뇌혈관 미세수술은 높은 난도와 제한된 전문 인력 등으로 환자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술로봇이 토르소(몸통)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어 보다 정밀한 미세수술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조 교수는 "신경외과처럼 응급, 중증, 고난도 수술을 해야 하는 과는 젊었을 때 아주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 로봇으로 수술의 난이도를 좀 낮춰주면 러닝 커브를 줄일 수 있다"며 "대체 인력 양성이 어렵다면 정부가 이런 분야에 R&D 투자를 하는 게 궁극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으로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임상 역량과 리브스메드의 세계적 수준 정밀 수술기구 기술이 결합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술로봇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산 수술로봇 기술의 고도화,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산업 육성, 수입 대체 및 해외 진출 기반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적으로 레퍼런스가 없는 도전 과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R&D 투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과제가 글로벌 기업들도 높은 기술적 난도로 진입하기 어려워하는 영역에 도전하는 만큼,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을 이끄는 'K-의료기기'로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뇌혈관 미세수술 결과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조 교수는 "한국 의사들의 수술 결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지만 아직도 외국 의사들은 우리를 일류로 보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수술 기구나 수술법, 치료제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과제 심사에서 외국에서도 못하는 걸 왜 굳이 하려고 하냐는 의도의 질문을 받는다"며 "우리나라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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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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