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10일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발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해 정부가 1500여개 '국가 감염병 병상'을 구축한다. 전국 70개 진료권별로 지역 감염병센터를 지정해 '지역 완결형 의료 대응'를 구현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근거에 기반화해 매뉴얼화하고, 오는 2028년 국산화를 목표로 mRNA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을 수립·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학계 및 전문가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의료 대응 △방역‧사회 대응 △접종 대응 △연구개발 등 4대 추진전략, 17개 중점과제로 촘촘히 짜였다. 감염내과 전문의인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날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강당에서 진행된 브리핑에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어떤 감염병 위기에도 전주기적인 맞춤형 대응을 통해 효율적이고, 회복력 있는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의료 대응이다. 질병청은 감염병 장기 유행에도 지속할 수 있고, 일반 환자 치료도 병행하게 위기 유형·단계에 맞춰 병상 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유행 초기에는 규모가 크고 자원이 집중된 중앙·권역 감염병 전문병원과 지역 감염병 치료병원이 선제 대응하고, 중·후기에는 지역 감염병센터를 중심으로 환자를 관리하다 동네 병원에서 경증 환자를 맡아 일반 의료체계로 연착륙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38개소, 597병상), 긴급치료병상(55개소, 938병상) 등으로 분산된 자원은 '국가 감염병 병상'으로 통합·정비하고, 이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지역 감염병 치료병원으로 지정한다. 중증·일반 이외에 소아나 임신부 등 특수 환자도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특수환자 대응 병상'도 지정할 예정이다.
지역 감염병 센터는 팬데믹 중·후기에 입원환자 수용과 환자 치료 등을 지원하며 일반 의료체계로 전환을 주도한다. 평상시 지역의료기관과 네트워크 확보가 중요한 만큼, 전국 70개 중 진료권별로 지역 책임의료기관 등을 센터로 지정할 방침이다. 임 청장은 "의료 인력·시설·장비 보유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기 초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병상 배정을 지원하는 '의료자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국가 감염병 병상 네트워크 등을 통해 유행 초기 임상 정보가 방역 정보와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 말했다.

방역·사회 대응 부분은 감염병 위기 유형을 국내 종식이 가능한 에볼라, 메르스와 같은 '제한적 전파형'과 코로나19처럼 결국 공존해야 하는 '팬데믹 형'으로 구분하고 맞춤 대응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감염병 유형에 따라 위기 경보 발령 기준, 단계별 지휘체계도 정비한다.
모임 인원과 이동 제한 등 사회 대응 조치는 과학적 근거와 형평성에 기반해 이뤄지도록 적용 기준과 의사결정 절차를 담은 '감염병 위기 사회 대응 매뉴얼'로 만든다. 이를 위해 전 사회 영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역 및 사회 대응 분과위원회'를 신설하고 공중보건·사회 대응 등 정책 의제에 대한 분기별 포럼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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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질병청은 감염병 발생 시 대규모 예방접종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백신도입 범정부 협의체' 기반의 백신 신속 도입 △통합신고시스템 등을 통한 전주기 품질관리 강화 △차세대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적이면서 안전한 대규모 접종을 구현할 예정이다.
백신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접종 기관 대상 필수 교육으로 백신 안전 접종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건강보험공단의 의료 이용 빅데이터와 전체 국가 예방접종 백신을 연계해 위험 신호를 조기 탐지한다. 역학조사관 교육도 강화한다. 임 청장은 "팬데믹 상황에 도입되는 백신은 피해보상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할 것"이라며 "백신 접종 관련 허위·조작정보에는 신속 대응해 예방 접종률 저하를 방지할 계획"이라 말했다.

임상 연구개발은 새로 설립할 '감염병 임상 연구·분석센터'(가칭)가 총괄한다. 이를 중심으로 백신․치료제 확보를 촉진하기 위해 △치료제·백신 임상 시험 지원 △임상 검체 분석 △면역학적 분석체계와 임상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임상 연구 전주기 지원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mRNA 핵심 기술 보유 기관을 중심으로 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집중적으로 지원해 오는 2028년까지 코로나19 mRNA 백신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감염병 위기 시 백신은 200일 이내 신속 개발한다는 목표다. AI를 기반으로 초고속 항원 설계와 백신 개발 전 주기를 통합 지원하는 플랫폼인 '한국형 팬데믹 대비 엔진'(K-AI PPX) 구축도 추진할 방침이다.
임 청장은 "감염병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도화된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작동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일상의 가치를 보전하는 안전한 내일을 반드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