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머크' 항암백신 임상 3상 첫 성공…K바이오도 '들썩'

'모더나-머크' 항암백신 임상 3상 첫 성공…K바이오도 '들썩'

박정렬 기자, 조한송 기자
2026.08.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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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기반 암 백신 후기 임상 성공
모더나, 하루 만에 주가 177% 폭등
개발에서 생산까지 'K벨류체인' 기대↑

K바이오 '항암백신' 벨류체인/그래픽=윤선정
K바이오 '항암백신' 벨류체인/그래픽=윤선정

맞춤형 항암백신의 '성공 신호'에 K-바이오가 들썩인다. 직접 개발에서 병용 항암제, 생산까지 전체 벨류체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고조될 것이란 기대가 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모더나와 머크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공동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항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흑색종(피부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흑색종 수술 환자를 둘로 나눠 한쪽은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하고, 다른 쪽은 위약(가짜약)과 키트루다를 투여한 뒤 치료 효과 등을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병용요법은 단독요법 대비 무재발생존기간(R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연장하고(1차 지표)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DMFS)도 뚜렷하게 개선(2차 지표)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날 발표 직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모더나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77% 폭등했다. 머크 주가 역시 약 13% 가까이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개인 맞춤형 mRNA 암 치료법에 대한 최초의 성공적인 후기 임상 시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줄리 그랠로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최고의료책임자는 mRNA 기술을 암 치료법으로 입증할 "기념비적인 도약"이라 말했다.

모더나와 머크의 흑색종 타깃 mRNA 백신 임상 성공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사진=머크
모더나와 머크의 흑색종 타깃 mRNA 백신 임상 성공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사진=머크

항암백신은 작용 기전 상 '백신'이라 표현하지만 사실상 치료제와 같다. 감염병의 원인 물질(항원)을 약화한 후 체내 삽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처럼, 암 세포와 혈액에서 고유의 암 돌연변이를 찾아 이를 항원처럼 개발해서 몸속 면역세포가 종양을 더 잘 공격하게 돕는 방식이다.

항암백신은 환자별로 돌연변이를 분석 후 '맞춤 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mRNA는 코로나19 백신에서 확인됐듯 제작 속도가 빨라서 진행 암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술 후 남은 암을 제거하고 재발을 막거나, 면역항암제에 효과를 높이는 등 보조적인 치료로 항암백신의 범용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사진=뉴시스

항암백신의 대규모 후기 임상에 사상 처음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며 국내 관련 기업도 관심을 받고 있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2,610원 ▲125 +5.03%))는 지난해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기업과 'mRNA 항암백신'에 대해 약 3000억원 규모의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불안한 상태의 'mRNA를 상온에서 안정화하는 기술(KRNA)'도 보건복지부 주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의 지원받아 연구하는 등 폭넓은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전체 고형암의 90%에서 발현되는 '서바이빈'이란 단백질을 타깃하는 'OVM 200'도 면역계를 자극해 재발을 억제한다는 측면에서 '항암백신'으로 분류된다.

DXVX 관계자는 "OVM-200은 종양에 대한 강한 항체 반응과 특이적 면역 반응을 동시에 유도하는 재조합 중첩 펩타이드(ROP) 기반의 항암백신"이라며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성과가 나오는 데로 기술 이전을 검토할 예정"이라 말했다.

신라젠(2,445원 ▲160 +7%)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의 항암 백신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SJ-600은 다양한 항원을 탑재할 수 있는 전달 플랫폼으로, 표면에 인간 보체조절단백질인 'CD55'과 'CD59' 등을 발현해 암세포 등 타깃까지 가기 전 제거되는 문제를 해결한다. 항암바이러스가 직접 암을 제거할 수도,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게 해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도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정맥을 통해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라 말했다.

HLB(39,900원 ▼2,200 -5.23%)의 미국 자회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는 지난달 자가증폭RNA(saRNA) 기반 항암 백신 'ITI-5000'의 임상 1상에 환자 투약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임상 개발에 착수했다. 독자 개발한 '유니티(UNITE)' 플랫폼으로 암 항원을 체내 전달해 특화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셀리드(1,885원 ▲213 +12.74%)도 'BVAC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특허 등록 작업을 활발히 벌이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K바이오의 항암백신 벨류체인은 폭넓게 확장 중이다. 메드팩토(2,590원 ▲155 +6.37%)의 '백토서팁'은 TGF-β(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를 억제해 암 주변 환경을 개선, 항암백신의 효과를 높인다. 지난달 백토서팁을 수지상세포(DC) 기반 항암백신과 함께 쓸 경우 항암백신만 쓸 때보다 종양 크기가 25% 이하로 감소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신테카바이오(1,255원 ▲205 +19.52%)는 암 돌연변이(신생항원)를 예측하는 AI(인공지능) 플랫폼 '네오-ARS'로 맞춤 치료 후보를 설계할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원료 개발과 생산에는 모더나와 코로나19 mRNA 백신 생산 경험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1,574,000원 ▲30,000 +1.94%), mRNA 약물전달기술(STLNP, SmartCapping) 등을 갖춘 에스티팜(110,900원 ▲11,600 +11.68%)이 주목받는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완제의약품(DP)에 이어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까지 구축해 항암백신 상업화 시 주요 파트너사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중간 분석 결과로 아직 항암백신이 허가받은 것은 아니다. 재발·전이 위험을 몇 % 낮췄는지 등 세부 데이터는 향후 관련 학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 임상 3상 성공은 그동안 개념검증 단계에 머물렀던 항암백신 테마가 실질적인 치료제 개발 단계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며 "개발에서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내 '생태계 기업'의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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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articles on medicine, pharmaceuticals, and biotechnology

조한송 기자

안녕하세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씁니다. 고견 감사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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