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보고서 연기…후진타오 방미 계기 4월중 위안 절상 전망도
미국과 중국의 해묵은 갈등인 위안화 절상 논란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극적인 타협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후 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주재로 이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12일~13일 워싱턴에 머물 예정이다. 환율 문제를 공식 논의할 회의는 아니지만 그 시기를 고려하면 두 정상이 어떤 식으로든 위안화 환율에 대해 의견을 나누거나 의미 있는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후진타오 訪美 결정, 미국도 화답
미 재무부는 당초 15일에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키로 했다. 미 의회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후 주석이 이런 시기에 미국을 찾기로 결정한 것이다. 환율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짙게 배어난다.
이에 답하듯 미국은 후 주석이 방미를 결정한 직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데 대한 논의를 미루기로 했다. 해당 보고서 발간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위안화 환율에 대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단 미 재무부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저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중국이 지금의 환율을 유지하자면 환율 개입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며 "중국이 보다 시장친화적인 환율로 움직이는 것이 세계 경제 균형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재무부의 입장은 중국과 미 의회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중국에게는 외교적인 대화로 이 문제를 풀자는 뜻을 전하는 동시에 미 의회에는 위안 환율 절상에 대한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미국은 환율 조작국 지정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것은 보류하되 6월까지 이어지는 양국간 또는 국제 회동을 통해 위안 환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이달 말에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5월에는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열리고 6월에는 G20 정상회담과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가이트너 장관은 일련의 회의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진전시킬 최고의 무대"라고 언급했다. 전략경제대화에는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가이트너 재무장관, 중국의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참석한다.
◇美 '압박'보다 '타협'…4월중 절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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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주석 방미를 앞두고 중국 중앙은행 내부에서는 위안화 절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 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2일 "미국의 중국의 핵심적 이해관계를 존중해 줄 경우 중국은 환율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아빈 인민은행 통화위원도 "중국이 최대한 빨리 위안화 변동 환율제의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의 방미 기간에 양국이 극적인 타협을 이뤄내면 이달 중 위안화 절상이 단행될 수도 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이달에 3~5% 수준의 위안화 절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전문 차이신망도 위안화 환율체제 변동이 4월에 단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위안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중반부터 달러당 6.83위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세계 교역량 감소와 경기 침체에 대응한 조치였으나 현재는 중국이 자국 통화를 지나치게 저평가해 글로벌 무역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일본도 위안화 절상을 거들고 나섰다. 단 중국을 압박하기보다 우회적인 설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베이징을 방문한 간 나오토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원자바오 중국총리와 만난 뒤 "중국의 환율에 관해 무엇을 하라고는 (원 총리에게) 말하지 않았다"며 "중국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