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새정부 경제 키워드는 '엔低'와 '親기업'

日 새정부 경제 키워드는 '엔低'와 '親기업'

엄성원 기자
2010.06.03 13:38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전격 퇴진으로 구성되는 일본 민주당 차기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경제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되는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엔약세와 친기업 정서다. 심화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을 전환시킬 유일한 방안은 수출 주도에 의한 경제 회복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집권 8개월 동안 노동정책과 탄소 배출규제 등에서 친기업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엔 강세를 저지하는 데도 실패했다.

차기 총리가 가장 유력시되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월 내각 입성 이후 수차례 엔 약세 지지 발언을 내놓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하토야마 총리와는 다른 경제시각을 갖고 있다. 간 부총리는 소비세인상에도 호의적이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엔화환율 및 증시를 비롯한 시장은 이미 간 부총리를 총리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토야마사임 발표이후 엔화는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3일 도쿄증시는 3%대 반등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민주당이 어느 정당과 연립하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생기겠지만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스펙트럼이 친기업 쪽으로 움직일 것만은 분명하다.

◇ "수출·디플레 방어가 먼저" 엔低 지지

엔 약세는 대기업 등 수출기업에 유리한 선택이다. 엔이 약세를 보일 경우, 상대적인 수출가격은 하락한다. 엔 약세로 수출 비중이 높은 소니, 토요타자동차 등 대기업 경기가 살아날 경우, 납품업체 등 관련 중소기업들의 동반 경기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연률 4.9%까지 상승하는 데도 수출 회복의 힘이 컸다

또 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가격이 상승하므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엔 약세는 적극적인 디플레이션 방어를 강조하는 간 부총리의 기존 입장에도 잘 들어맞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간 부총리가 총리에 될 경우, 물가 하락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처하도록 일본은행(BoJ)에 압력을 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 약세를 지지한다고 해서 차기 일본 정부가 2004년 이후 중단했던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릴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나친 엔고에 대한 경계 목소리는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차기 총리와 상관없이 유로화 불안과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 우려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엔화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유로를 상대로 한 엔화 가치는 유로존 주요국인 독일의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의 사임 발표로 정정 불안이 강화된 데 따라 추가 상승하고 있다. 반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37분 현재 전일 대비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0.06% 오른 92.07엔을 기록하고 있다.

◇ "재정개혁 본격화" 소비세 인상

간 부총리는 또 총리 취임 이후 소비세 인상 등을 통한 재정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자인 하토야마 총리는 내수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적자 감축에는 미온적이었다.

바클레이캐피탈의 선임 일본 이코노미스트 모리타 교헤이는 이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간 부총리가 총리가 되면 즉각 재정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소비세 인상이 가장 먼저 검토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모리타는 재정개혁이 국채 발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재정개혁이 추진되면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가 반영돼 전일 10년 만기 일본 국채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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