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유동성 완화, 그리고 '카오스'

[뉴욕전망]유동성 완화, 그리고 '카오스'

조철희 기자
2010.10.06 16:51

9월 ADP 민간고용,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지표 주목

최근 뉴욕 증시의 랠리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크게 봐선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통화완화 논의가 확산되면서 조만간 유동성 곳간이 또 한번 문을 열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게다가 엔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이 미국의 추가 완화 준비를 초조하게 지켜보다 먼저 액션을 취하고 나서면서 영국 등 유럽의 완화 움직임과 더불어 유동성 확대 조치가 글로벌 수준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5일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하와 35조엔 규모 자산매입 계획 발표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고 저지를 명분으로 했지만 사실 미국과 유럽의 완화 움직임에 대한 선제적 조치에 가깝다.

월가는 BOJ의 부양책을 연준의 국채 매입 계획을 기정사실화하는 신호로 읽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지표 효과도 작용했지만 연준의 추가 완화 계획에 대한 확신감에 큰 폭 상승해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OJ의 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달러는 오히려 급락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89% 하락한 77.749를 기록했다. 엔화가 더 풀릴 것이라는 예상보다 달러가 더 풀릴 것이라는 확신이 외환시장을 지배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서로 통화완화를 부추기는 꼴이다. 신흥국은 탄탄한 성장세에 긴축으로의 선회를 고려하고 있고, 일부 유럽 국가들은 내핍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일 등 선진국은 유동성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유동성 확대가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실시했던 막대한 유동성 공급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수한 유동성이 기업들의 투자 확대나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공공연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는 유동성 홍수가 초래하는 '카오스'(혼란)에 대해 일갈했다. 그는 이날 콜롬비아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ultra-loose) 통화 정책이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과 ECB의 유동성 홍수가 외환시장에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있어 일본이나 브라질이 수출업체 보호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만들었다"며 "아이러니는 연준이 모든 유동성을 창출하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미국 경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계의 다른 부분에는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연준이 추구하는 정책은 매우 이상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유동성 함정은 비단 외환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투자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풍부한 유동성이 고용 등 실물로 이전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과 경제 성장은 요원한 일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6일 발표되는 고용지표의 향상 여부가 크게 주목된다. 민간 고용 지표인 ADP임플로이어서비스의 9월 취업자 변동 수치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관건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DP 민간고용은 전달보다 2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달의 1만명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되는 것으로 실제 결과가 이같이 나올 경우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전 주보다 2000명 증가한 45만5000명으로 예상된다. 연속 청구자 수 예상치는 전주보다 7000명 감소한 445만명이다.

9월 이밖에도 국제쇼핑센터(ICSC) 연쇄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 대형 할인 유통 체인 코스트코는 주당 95센트 순익의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호텔 체인 매리어트는 주당 23센트 순익의 분기 실적을, 세계 최대 종자업체 몬산토는 주당 5센트 손실의 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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