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595.5억$를 찾아라, 中 외환보유액의 비밀

사라진 595.5억$를 찾아라, 中 외환보유액의 비밀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0.15 01:01

[차이나 워치]9월말 현재 3.2조달러, 6월말보다 42억달러 증가 그친 이유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조2017억달러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지난 6월말(3조1975억달러)보다 42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여전히 세계 1위를 고수했다.

그런데 숫자가 약간 이상하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7월에 314억8000만달러, 8월에 177억6000만달러, 9월에 145억1000만달러였다. 3개월 흑자를 합하면 637억5000만달러나 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즉 무역수지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를 다른 곳에 쓰지 않았다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개월 동안 637억달러 정도 늘어나야 정상이다. 중국은 자본자유화가 시행되지 않고 있고, 중국으로 들어온 외화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어 소득계정이나 자본계정을 통해 달러가 유출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실제로 외환보유액은 42억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차액인 595억5000만달러는 어디로 갔을까?

돈에 꼬리표가 없으니 정확히 어디로 갔다고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가 출처를 명백히 밝힌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경제학 지식과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출처를 추정해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595억달러 중 상당수는 그동안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한 외환시장개입’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3549위안. 6월말의 6.4716위안보다 0.1167위안(1.8%) 떨어진 수준이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다. 위안화 환율이 지난 3월말 6.5564위안에서 6월말 6.4716위안으로 0.0848위안(1.29%) 하락한 것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1분기(1~월) 중에는 0.0663위안(1.0%) 떨어지는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3분기(7~9월)중에 위안화 절상 폭이 크고 속도가 빨랐음을 알 수 있다.

위안화 환율이 떨어지려면, 즉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오르려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는 규모가 많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보이지 않게’ 무역수지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를 팔아 위안화 절상을 유도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최근 들어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보다 국제외환시장이나 NDF시장에서 형성된 위안화 환율이 더 높게, 위안화 가치가 낮게 형성되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시장보다 빨리 위안화 환율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지난 11, 6.3483위안으로 2005년 7월 이후 6년3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상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시간 12일 오전), 이른바 ‘위안화 절상압박 환율법(2011 환율감독 개혁법)’을 통과시켰다. ‘환율법’을 무산시키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빠르게 해오던 중국으로서는 ‘당했다’는 느낌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외환보유고를 쓰면서까지(물론 무역수지흑자 중 상당부분을 위안화 절상을 위한 시장 개입에 썼다는 추정에 따른 것이지만) 위안화 절상의 성의를 보였는데, 미국 상원은 아랑곳없이 환율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섭섭한 중국은 12일부터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했고, 인위적으로 절상되던 위안화 환율은 급등했다. 12일에는 0.0115위안, 13일에는 0.0139위안, 14일에는 0.0025위안이 오르며 3일 동안 0.0279위안(0.43%)이나 올랐다. 위안화의 급한 절상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며 오히려 강하게 절하된 것이다.

상원을 통과한 ‘환율법’이 정식 법률로 발효되려면 하원 통과와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하원 통과와 오바바 서명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환율법’이 보호주의를 야기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 및 글로벌 경제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강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11일까지 지속하던 위안화 절상을 노력을 하지 않고 절하되도록 ‘방치’하는 것도 이런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성의표시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3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실력행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환율법’ 발효를 막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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