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市재정난 전국으로..`학교 문닫고 수도 끊겨`

美 市재정난 전국으로..`학교 문닫고 수도 끊겨`

김국헌 기자
2012.08.12 16:36

미국 도시 지방자치단체들이 1930년대 이후 최악의 경기후퇴(recession)로 고군분투하면서, 재정난 우려가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간주 의회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도시들에 긴급 예산관리자를 배치했고,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시는 최저임금을 일시적으로 낮췄다.

펜실베이니아주 앨투나시는 2012 회계연도 적자가 3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스키프 앨투나 시장은 "재정 지출에 비해 세금 수입이 부족하다"며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프린스빌시는 지난 7월 말 수도 정비사업 예산을 마련하는 데 실패해, 중앙정부에 예산권을 넘겼다. 200가구의 수도가 끊겼지만, 시민들은 수도세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시는 학교 5곳의 문을 닫고, 지자체 인력 200명을 감원하는 한편 시장의 연봉을 10% 삭감했다.

캘리포니아주 엘몬테시는 지자체 인력의 30%를 감원해 재정적자를 300만달러 줄였지만, 올해 재정적자가 2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도시는 지난 2008년 이후 발레이오, 스탁턴, 매머드 레이크, 샌 버나디노 등 4곳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최근 지자체 파산이 드문 경우지만, 미국 도시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지자체 1만9000곳 가운데 다수가 세금 수입 정체, 중앙정부 지원 감소, 예산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에 따라 세금 인상이 제한된 상황이거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세금 수입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지자체 수입 비중은 중앙 정부 지원(34%), 재산세(29%), 소득세·소비세 등 기타 세수(10%) 순이다.

반면에 지자체 재정지출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보스턴 칼리지 은퇴연구센터는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소득세 수입 중 연금 예산집행 비중이 10년 전 6.4%에서 지난 2011년 15.7%로 2배 이상 커졌다고 집계했다.

넬슨 록펠러 행정연구소는 지자체의 연금 예산이 지난 2010년 500억달러인데 반해, 지급하지 못한 연금 부채는 총 3조달러에 달하고 건강보험 관련 부채는 1조달러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는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예산과 투자가 지난 2분기에 2.1% 감소해, 11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지자체는 지난해 총 6만6000명을 감원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교사와 교직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도시들은 세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약에 걸려 이마저도 쉬지 않은 상황이다.

엘몬테는 오는 11월 소다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세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를 통해 연간 1000만달러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엘몬테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지역 상인 아서 메이어 주니어 씨는 "가게를 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프로비던스는 브라운대를 비롯한 대학과 병원에서 자발적 기부금 4000만달러를 모금했다. 대학과 병원은 세금을 면제받지만, 지자체가 어려운 탓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메릴랜드주는 체사피크만을 청소하기 위해 각 도시에 폭우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시는 대학과 같은 면세 기관의 자산 평가를 확대해, 세금 압력을 가했다.

다른 도시들은 연금 예산을 줄이고 싶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재정난을 공식화하지 않으면 연금을 삭감할 수 없다. 미국 최대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연금을 운용하는 금융사가 투자 손실을 낸 탓이라며, 연금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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