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서 합의···은행 예금세 부과 예정···뱅크런 조짐도 나타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16일(현지시간)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100억유로의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당초 키프로스 측이 요청했던 170억유로 보다는 적지만 키프로스의 국내총생산(180억유로)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차관을 제공하는 대신 키프로스 은행 예금에 세금을 부과해 필요액수와 지원액의 차를 좁히는 안을 채택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은행 예금에 일회성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만 달러 미만과 이상 은행 예금에 각각 6.75%, 9.9%의 세율을 책정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당초 키프로스 구제금융 액수는 최대 170억 유로까지 추산 됐으나 이 같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구제금융 규모를 줄여 합의에 이르렀다. 데이셀블룸에 따르면 세금 부과로 58억 유로가 조달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성명서를 통해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관련한 조건을 지지하며 자금조달을 참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도 참석했다.
은행 예금에 부과하는 세금 외에 구제금융에 대한 다른 조건으로는 금융부분에 대한 개혁과 법인세 인상 등이 포함됐다.
올리 렌 EC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러시아도 이번 구제금융의 일환으로 키프로스에 지급한 차관의 금리를 인하하고 만기를 연장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러시아는 키프로스에 25억유로를 지원한 바 있다.
이로써 키프로스가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 구제금융을 받는 4번째 국가가 됐다. 스페인도 EU의 자금지원을 받은 바 있으나 주체가 국가가 아닌 은행권이었다.
키프로스는 유럽 경제 비중이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키프로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경우 유럽 재정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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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모빗 IHS글로벌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회원 국가의 디폴트는 다른 재정이 부실한 회원국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키프로스 정부와 유로존 재무장관들 모두 다 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스 경제 노출도가 큰 편인 키프로스는 국내총생산(GDP)의 8배에 달하는 막대한 은행권 부실에 처해있다.
키프로스는 지난해 6월 17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나 EU 집행위원회(EC),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상환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구제금융 논의를 9개월간 매듭짓지 못해 왔다.
지난해 동안 키프로스 GDP는 2.4% 감소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예정이다. 실업률은 지난해 12%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14%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GDP대비 87%인 키프로스 부채비율은 2020년에 100%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은행세 부과 소식에 뱅크런(예금대량인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키프러스 의회는 주말동안 은행세 부과안을 통과시키고, 오는 19일 발효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5일 오후 5시부터 시작한 이날 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지급한 구제금융 만기 연장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