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를까… 北美대화 둘러싼 3가지 쟁점

이번엔 다를까… 北美대화 둘러싼 3가지 쟁점

유희석 기자
2018.03.07 11:06

[남북만난다]④ 北, 핵포기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 등 요구 가능성…미국내 대북 협상 전문가 부족도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BBNews=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 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대화 의사를 전했다. 대화 기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과 다음달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까지 전해지자 외신들은 "놀랍다", "중대한 반전"이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그만큼 이번 특사단의 방북 성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북미 대화 성사 기대감도 고조됐다. 미국은 그동안 비핵화 전제 없는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는데, 북한이 사실상 비핵화를 의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헛된 희망이 될 수도 있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정 실장 등 대북 특사단은 오는 8일 미국을 방문해 이번 방북 성과에 관해 설명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화를 제의한 북한의 진정한 속내는 무엇인지, 북한이 정말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김 위원장이 마침내 핵무기 포기에 대해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게 될까"라며 북미 대화를 둘러싼 3가지 쟁점을 제시했다.

1. 북한의 모호한 태도

정 실장은 이번 방북 성과 보고에서 북한이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선대의 유훈인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WP는 "북한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를 통해 전달됐다"면서 "북한 관영 매체는 모호하게 보도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정확히 무엇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인지 봐야 한다"며 "설사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해도 그것이 핵 개발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5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 비핵화 대가는

김 위원장은 대북 특사단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연기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연합훈련을 북한에 대한 공격 연습으로 생각하는 북한 지도자가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미연합훈련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언제까지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멈추고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북미 대화 과정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WP는 "하나 분명한 점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를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과거 경제제재를 풀기 위해 대화에 나섰던 사례를 들어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과거의 모든 노력들은 실패했으며, 북한에 시간만 벌어줬다"며 "김정은은 매우 계산적이며, (북한의 대화 제의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3. 한반도 비핵화 이뤄질까

북한은 과거에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에 나선 적이 있다. 1994년 미국과 플루토늄 추출 대신 경수로 발전소를 짓는 '제네바 기본합의'에 합의했으며,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공동성명에서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첫 핵실험을 단행하며 합의를 파기했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새로운 북미 대화는 과거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면서 "이전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합의 도출에만 집중해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했고, 모호한 표현은 양측이 (자신에 유리한 쪽으로)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 내 대북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대북 전문가인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전격 사퇴했으며,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트럼프 정부 내 대북 강경파와의 갈등으로 낙마했다.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협상을 잘 이끌 인물부터 찾아야 하는 셈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