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IT공룡들] ①페이스북·테슬라 등 우려 증폭…제2의 IT버블 우려

1990년대 인터넷은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그 기대감은 주식시장으로 옮겨붙었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로 홍역을 치른 투자자들에게 인터넷이 약속한 '신경제'(New Economy)는 절호의 기회로 보였다.
미국 뉴욕증시 기술주 지표인 나스닥지수는 1995년 7월 사상 처음 1000선을 돌파하고 1998년에는 2000선마저 뛰어넘었다. 2000년 3월 당시 역대 최고치인 5048.62에 도달하기까지 나스닥의 폭주는 거침없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시작된 내리막은 오르막보다 훨씬 가팔랐다. 지수는 30개월 새 78% 추락하며 1000선으로 되돌아갔다. '닷컴버블'이 터진 것이다.
미국 월가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비슷하다고 우려한다. 비관론자들은 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공룡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 제2의 IT버블 붕괴조짐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뉴욕증시 10대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하는 'NYSE(뉴욕증권거래소) FANG+ 지수'는 2016년 초 저점에서 이달 중순 역대 최고치까지 280% 넘게 뛰었다. 닷컴버블이 터지기까지 2년간 나스닥 상승세를 압도한다. 하지만 최근 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경계감은 공포로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증시에서 기술주 비중이 과도하게 커져 공포감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기술주의 급상승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90년대 말 인터넷에 대한 기대처럼 말이다. 기술혁명에 대한 높은 기대가 닷컴버블 때와 다를 바 없다.
문제는 인터넷 혁명처럼 4차 산업혁명도 하루아침에 이뤄질 게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토피아는 닷컴버블 때 기업들이 투자를 받으며 내일 당장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회사를 만들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후 인터넷은 세상을 바꿨지만 속도는 예상보다 더뎠다. 당시 '비이성적 과열'에 휩싸였던 투자자들은 기술주를 내던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지금의 IT버블 붕괴조짐은 당시 닷컴버블 때와 달리 더 본질적이다. IT공룡들에게 내재해왔던, 하지만 감춰져왔던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성장 속도가 둔화한 게 아니라 그동안 추구해온 사업 모델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이번 기술주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데이터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 불신을 자초했다. 소셜네트워크가 이용자의 데이터를 네트워킹해주는 것임을 감안할 때 데이터 관리 부실은 페이스북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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