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라스푸틴들 [PADO]

21세기의 라스푸틴들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5.02.08 06:00
[편집자주] 앤 애플바움은 '굴락'(Gulag)이라는 저작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저널리스트이자 러시아 및 동유럽 역사 전문가입니다. 그가 2025년 장문의 1월 7일자 애틀랜틱 기사를 통해 반계몽주의의 유령이 미국과 유럽을 배회하고 있고 이것이 독재자들의 등장을 돕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도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차분하고 합리적 논의가 드물어지고 수많은 음모론이 한국인들의 정치적 상상을 이끌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에 따라 기존 언론 및 출판이라는 사회적 논의의 '필터'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역시 반계몽주의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이 더 위태로운 것은 근대 계몽주의 전통이 아직 뿌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위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 기사는 상당히 긴 기사입니다만, 퓰리처상 수상자인 필자가 유려한 문체로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계몽주의(영어 원문은 obscurantism이었는데, 이 단어의 어원인 라틴어 obscurare는 '어둡게 만들다'라는 뜻입니다)가 어떻게 암약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좌우의 반계몽주의 움직임과 비교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구가 수백년에 걸쳐 이성의 빛으로 세상을 이끌겠다는 계몽주의 운동을 펼쳐왔는데, 현재 역풍을 만나고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의 극우 대통령 후보 칼린 제오르제스쿠의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루마니아의 극우 대통령 후보 칼린 제오르제스쿠의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리 얹은 소나무가 얼어붙은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눈이 내리고, 배경에는 은은한 음악이 흐른다. 호숫가에 인상 좋은 백발의 남성이 서 있다.

그가 옷을 벗기 시작한다.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고, 과학, 기술, 현대성에 맞서는 신념을 입증하기 위해 이 얼음물에서 수영을 하겠다고 그는 말한다.

"난 페이스북도, 인터넷도, 어느 누구도 필요 없다. 단지 내 마음만 있으면 된다." 남성은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호수를 가로지르며 말한다.

"나는 내 면역 체계를 믿는다. 왜냐하면 그것을 창조한 신을 완벽히 신뢰하고 믿기 때문이다. 나의 면역력은 내가 나라는 존재의 주인임을 의미한다."

이 사람은 칼린 제오르제스쿠이다. 그는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 조사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고, 선거운동을 거의 전적으로 틱톡에만 의지했음에도, 11월 2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루마니아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온화해 보이는 이 뉴에이지 신비주의자는 이온 안토네스쿠를 칭송해 왔다. 안토네스쿠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 히틀러와 공모하였고 루마니아의 유태인학살에 가담한 전쟁 범죄로 처형된 전시 독재자였다.

그는 소셜미디어 X에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일부가 될 것이다"라고 올렸던(후에 삭제함) 러시아 파시스트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을 두 차례 만났다.

제오르제스쿠 부부는 "평화"를 촉구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모호하다. 이는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 몰도바와 국경을 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방어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전쟁은 전쟁으로 승리할 수 없다." 크리스텔라 제오르제스쿠는 투표 시작 수주 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전쟁은 육체를 파괴시킬 뿐 아니라 마음을 파괴한다." 그녀도 그녀의 남편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승리가 초래할 안보 위협, 경제적 비용, 난민 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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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편집장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동규 편집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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