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과 의사 안드리 키셀료프 박사는 동료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병원을 찾은 두 여성이 "어쩐지 다른 모든 환자와는 달랐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 여성들은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유형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여성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이탈리아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곧 키셀료프 박사는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임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료는 이 증상을 비공식적으로 '이탈리아 신드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때는 20년 전 소비에트연방 붕괴 직후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동유럽 전역의 많은 여성이 노인 돌봄 수요가 팽창하던 이탈리아로 이주하던 시기였다.
이후 수십 년간 동유럽 전역의 의사들은 이 용어를 과학적 또는 의학적 진단명으로서가 아니라, 간병인의 심리적 고통을 설명하는 별명처럼 사용해왔다.
이제 이 용어는 간병인 고용주를 대표하는 단체들,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노인이나 장애인을 돌보며 거의 감금된 상태로 지낸 후 느끼는 불면증, 고뇌, 우울증에 대해 서로 속삭이는 여성들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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