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마약 밀매선 공격에 항의해 자국군에 미국과 정보 공유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마약 밀매 대응에서 오랫동안 긴밀히 협력하던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콜롬비아군은 미국이 마약 밀매가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미국 안보 기관과의 통신 및 기타 협력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약과의 전쟁이 카리브해 지역 사람들의 인권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신은 콜롬비아가 미국 정부와 공유를 중단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8월부터 마약 밀매가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공습을 진행하면서 베네수엘라 등 남미 좌파 국가들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최소 19차례 공격이 이뤄져 76명이 사망했다. 공습은 베네수엘라 인근 남부 카리브해에서 시작돼 최근엔 동태평양까지 확대됐다. 미군은 카리브해 일대헤 항공모함 전단을 투입하는 등 공격 수위를 끌어올릴 태세다.
콜롬비아 최초 좌파 정권을 세운 페트로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주요 마약 밀매업자나 자금 세탁범이 아니라 코카인 원료를 재배하는 농민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한다. 페트로 대통령은 최근 미국 공격으로 사망한 콜롬비아 어부의 가족들을 만나, "그가 운반하던 게 생선일 수도 있고 코카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가 사형선고를 받은 적은 없다"면서 "그를 죽일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 밀매자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정부는 9월 콜롬비아의 마약 퇴치 협력국 자격을 박탈했고 지난달엔 마약 밀매 방조 혐의로 페트로 대통령과 그 가족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