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세에 반발하면서 액센추어, 지멘스, 스포티파이 등 유럽 대표 기업을 콕 집어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6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성명에서 "EU와 EU 회원국이 차별적인 수단을 통해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의 경쟁력을 계속 제한·억제하려 한다면 이런 부당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필요할 경우 미국 법은 외국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나 제한 조치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974년 통상법 301조에 따른 조사 착수를 준비 중이다. 통상법 301조는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를 포함한 각종 통상 보복 조치를 허용한다.
USTR는 또 DHL그룹과 SAP, 아마데우스 IT그룹, 캡제미니, 퍼블리시스 그룹, 미스트랄 AI 등 유럽 기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들 기업이 수년간 미국 시장에 사실상 제한 없이 접근해 왔다며 '맞규제' 가능성도 암시했다.
USTR는 "EU가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를 상대로 차별적인 소송과 과세, 벌금, 지침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들이 유럽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억달러 이상의 직접 투자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경고가 EU뿐 아니라 유사한 디지털세 전략을 검토 중인 다른 국가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사실상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한 경고임을 분명히 했다.
디지털 상거래 규제를 둘러싼 미·EU 간 갈등은 수년간 이어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EU가 구글(알파벳),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등 미국 기술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규제가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한편, 불공정한 세수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EU 차원의 디지털 서비스세 부과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페인, 영국 등 일부 국가가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한 상태다. 프랑스가 2019년 특정 광고와 디지털 서비스 매출에 대해 3% 세금을 부과한 뒤 다수의 유럽 국가가 유사한 과세 조치를 시행했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최근 "EU는 기술 주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