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이슬람 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에서 혼외 성관계와 음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녀가 공개 태형을 받았다. 이번 집행은 아체주에서 시행된 태형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았던 사례로 전해진다.
3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서부 아체주 반다아체의 샤리아 경찰은 혼외 성관계와 음주 혐의로 각각 태형 140대를 선고받은 남녀에게 형을 집행했다. 이들은 야외 공원에서 주민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등나무 채찍으로 등을 맞았다. 여성 피고인은 집행 도중 기절해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무하맛 리잘 반다아체 샤리아 경찰청장은 해당 남녀가 혼외 성관계로 100대, 음주로 40대의 태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AFP는 아체주가 2003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법으로 채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위의 태형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현직 샤리아 경찰관과 그의 동거녀도 사적인 장소에서 적발돼 각각 태형 23대를 받았다. 무하맛 청장은 "우리 구성원에게도 예외는 없다"며 "이런 행위는 조직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아체주는 오랜 독립운동 끝에 2001년 특별자치 지위를 얻은 지역이다. 2003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를 법으로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2015년 이후에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주민에게도 적용 범위를 넓혔다.
현재 아체주에서는 혼외 성관계와 동성애, 도박, 음주뿐 아니라 복장 규정 위반이나 금요 기도 불참 등도 태형 대상이 된다. 인권단체들은 공개 태형 중단을 요구해왔지만,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편 인도네시아 의회는 2022년 12월 혼외 성관계와 혼전 동거를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은 이달부터 전국에서 시행됐다. 개정 형법에 따르면 혼외 성관계는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는 최대 징역 6개월에 처할 수 있다. 다만 배우자나 부모, 자녀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가능한 친고죄로 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