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정치가 극단주의 대신 실용주의로 선회하는 까닭 [PADO]

이슬람 정치가 극단주의 대신 실용주의로 선회하는 까닭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2.07 06:00
[편집자주] 2001년 9·11 테러는 국가가 아닌 행위자가 최초로 국제정치 무대 전면에 등장한 사건으로 평가받습니다. 이후 (국가 단위에 기반한) 국제정치의 성긴 그물망을 피해 움직이는 테러 조직부터 범죄조직 등의 초국가·탈국가적 행위자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고 향후 국가가 더는 주인공이 아닌 국제정치를 전망하는 대담한 주장도 나오곤 했습니다. 미국 주도의 '질서 기반 국제질서'가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치고 들어오면서 다시 국제정치는 국가 간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때 대표적인 초국가적 행위자였던 이슬람 극단주의(지하디즘)의 현재는 어떨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의 1월 2일자 기사는 글로벌 지하디즘의 쇠퇴를 다각도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집권세력이 되면 아무래도 민생이 가장 중요해지는데 이런 측면에서 지하디즘이 도움이 된 경우가 없다는 것은 독자분들께서도 이란 등의 사례로 어느 정도 체감하고 계실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 밖에도 매우 흥미로운 지적을 하는데 그동안 글로벌 지하디즘에 큰 '뒷배'였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빈살만 왕세자가 실권자가 된 이후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지원을 끊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또한 공산주의 이념과의 비교는 앞으로 지하디즘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실마리를 줍니다. 이는 작게는 중동 지역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걸린 '기회의 창'이 열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보다 넓게는 '테러와의 전쟁' 이후 새롭게 재편되는 중동의 정치적 질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한 소녀가 2025년 12월 8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축출 1주년 기념행사에서 시리아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 소녀가 2025년 12월 8일(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축출 1주년 기념행사에서 시리아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12월 14일 시드니에서 열린 유대교 종교 행사를 공격하기 일주일 전,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외교 컨퍼런스에서 연설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어울린 직후 정장과 붉은 넥타이 차림을 한, 과거 이슬람국가 시리아 지부를 창설했던 알샤라 대통령은 컨퍼런스에 모인 고위급 인사들에게 시리아가 이웃 이스라엘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문제의 근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위기를 수출하던 나라에서 안정을 가져다줄 희망이 있는 나라로 변모했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이 말했다.

시드니 하누카 파티에서 15명을 총으로 살해한 아버지와 아들처럼 스스로 급진화된 이슬람국가 동조자들에 의해 세계 곳곳에서 이따금씩 테러 행위가 발생하지만 중동과 그 너머에서 정치적 이슬람이 나아가는 큰 방향은 이런 사건들과는 다르다. 세계를 격변시키겠다는 유혹에서 벗어나 서방을 포함한 나머지 세계와 더 실용적으로 공존하려는 역사적 전환 속에서, 정치적 이슬람은 대체로 알샤라의 길을 따르고 있다.

"지하디즘과 급진주의는 소멸하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단 한 번도 사회에 제시할 성공적인 모델을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라크 자치 쿠르디스탄 지역의 전 국회 부의장이자 집권당의 고위 지도자인 헤민 하우라미가 말했다.

1928년 무슬림형제단의 창설과 함께 등장한 현대의 정치적 이슬람 이념은 20세기의 다른 두 이념인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영향을 받았다. 정치적 이슬람은 공산주의와 파시즘처럼 유토피아적 신세계를 추구했다. 서구 식민주의자들이 그은 부자연스러운 국경을 지움으로써 세계질서, 혹은 적어도 현대 무슬림 민족국가들을 전복시키겠다는 포부를 품었다.

오사마 빈 라덴부터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급진 이슬람주의 지도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범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꿈은 파리 교외의 주택단지부터 필리핀 남부의 정글까지 뻗어 있는 초국가적 지하디스트 네트워크에 불을 지폈다. 지하디즘은 여러 세대에 걸쳐 서방과 충돌하면서 미국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장기전으로 끌어들였다.

이제 이 물결은 잦아들고 있다. 이는 영구적일 수도 있다. 글로벌 지하드는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다. 특히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국소적인 반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권력을 자랑한 이슬람주의자들은—시리아의 알샤라의 운동이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든—지역화하려는 열망을 공언한다. 전 세계적인 성전 대신, 그들은 미국, 인도, 중국, 러시아와 같은 비무슬림 강대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와 우호 관계를 구축하며 국가적 문제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들에게 민족국가는 지워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발전시켜야 할 대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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