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치 전임 행정부 겨냥 치안·인플레 문제 제기하며 반이민·공권력 강화 주장

'칠레 트럼프'라 불리는 보수성향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 자리엔 남미 우파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 중남미 우파 집권 흐름인 이른바 블루 타이드(푸른 물결)의 강세를 드러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스트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대국민연설에서 "안보, 보건, 교육 등 여러 사회 분야에서 발생하는 비상사태에 대처하려면 칠레는 비상 정부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그들(가브리엘 보리치 전임 행정부)로부터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나쁜 나라를 물려받았다"며 "우리는 조국과 거리, 제도, 그리고 희망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히아네트 하라 칠레 공산당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득표율 격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2002년부터 칠레 하원에서 4선을 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2017년, 2021년 대선에도 출마했으나 모두 패했다. 보리치 행정부 들어서는 치안 문제와 경제난, 인플레이션 등을 꼬집으며 반(反)이민과 공권력 강화를 주장했다. 이 탓에 칠레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카스트 대통령은 대국민연설 전에도 북부 국경지대 보안 강화, 재정 삭감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또 시장 친화 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이민, 범죄를 강력 단속할 것이라고 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4년 임기 동안 법인세를 현행 27%에서 23%로 인하하고, 고용을 장려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 담긴 개혁안을 내달 중 제출하겠다고 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정치적 논란도 많은 인물이다. 독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이 10대 시절 독일 나치당에 입당한 뒤 장교로 복무한 전력이 있다. 카스트 대통령 본인은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열렬한 지지자다.
카스트 대통령 임기 시작 당일 카스트 대통령 반대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남부 도시 푸에르토 바라스에서는 경찰관 한 명이 총격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카스트 대통령은 "경찰관을 공격하는 자는 칠레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가해자를 엄벌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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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트럼프를 자처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친미 우파 성향인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경제학자 출신이자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중도 우파 성향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선 야권인사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리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마두로 대통령이 추종하는 차베스주의에 반대해 자유 시장 경제를 주장하는 우파 인사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