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군기지 자리에 신규 주둔 검토...러·중 해상 활동 감시 목적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그린란드 당국자들이 협상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총리가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에서 기자들에게 "덴마크, 그린란드, 그리고 미국간 협상이 진행 중이나 아직 합의안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 BBC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최근 몇 달 동안 그린란드 남부에 피투피크 기지 외 미군 기지 3곳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덴마크와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51년 미국-덴마크 방위 협정을 통해 이미 그린란드 전역에 대한 군사 접근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그린란드 북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 한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지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설 기지들은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 갭'(GIUK 갭)으로 알려진 북대서양 해역 내 전략적 요충지에 러시아와 중국의 해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선다. 로이터통신은 검토 후보지 3곳 중 2곳은 과거 미군 기지가 있었던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와 남서부 캉에를루수아크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닐센 총리는 "현재 우리는 미국과 방위 협정을 맺고 있어 이미 더 많은 기지를 두는 것이 가능하다"며 기존 방위 체계가 확장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방식의 합의도 탐색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 또는 국제 안보 측면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 유일한 요구사항은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이 북극섬을 차지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손에 넘어갈 것이라며 안보 차원에서라도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올해 초에는 그린란드 편입에 반대한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닐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며 "그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실무 그룹에서 모종의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