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나가면 이란 차기 통치자 되는데…사라진 이 남자, 왜?

집만 나가면 이란 차기 통치자 되는데…사라진 이 남자, 왜?

김종훈 기자
2026.05.20 16:23

[미국-이란 전쟁] NYT "이스라엘,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 차기 통치자로 계획"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이 2024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그해 에브라힘 라시이 전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헀다.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사전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출마가 불발됐다./AFPBBNews=뉴스1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이 2024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그해 에브라힘 라시이 전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헀다.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사전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출마가 불발됐다./AFPBBNews=뉴스1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이란 공습 전 강경 반(反)미국·반이스라엘 주의자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을 차기 통치자로 계획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공습을 직접 겪은 뒤 지금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다.

NYT는 미국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미국,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이란 공습 개시 전 신정 체제 전복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낙점하고 사전 접촉까지 했다. 미국, 이스라엘이 어떤 이유에서 그를 차기 통치자로 낙점했는지, 그와 어떻게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는 NYT도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정권 전복 계획을 논의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2005~2013년 재임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고 발언할 만큼 반이스라엘 성향이 강했다. NYT는 그를 차기 이란 지도자로 세우자는 구상을 내놓은 쪽은 이스라엘이라면서 "이례적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외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같은 인물을 이란에서 찾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로드리게스는 반미주의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심복이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1월 미국에 체포된 뒤로는 안위를 보장받는 대가로 미국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소위 '온건파'가 아니더라도 이란 정권 내부에 미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는 인물들이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향후 이란을 이끌 실용주의자들을 물색했다고 전했다. 당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의 정책 실패, 부패를 고발하다 신정 체제의 정적으로 찍혀 가택연금 중이었다.

공습의 재구성…연금서 빠져나왔는지, 행적 '오리무중'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테헤란의 테헤란대학교 정문에서 여성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 등 이란 경제의 어려움이 전쟁을 견뎌내고 미국의 요구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2026.05.13. /사진=유세진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테헤란의 테헤란대학교 정문에서 여성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 등 이란 경제의 어려움이 전쟁을 견뎌내고 미국의 요구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 2026.05.13. /사진=유세진

이스라엘 측은 이란 전쟁 첫날인 2월28일 그의 자택을 폭격했다. 그가 가택연금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그를 감시하던 경비원들을 제거하려는 목적이었다. 공습 초기 이란 언론들은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가 본인이 아닌 경호원들이 사망한 것이라는 정정 보도를 내보냈다.

계획대로라면 이란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일가가 공습으로 사망하고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차기 통치자로 부상해야 했다. 그러나 미국 고위 관계자들과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측근들에 따르면 공교롭게 이 공습을 계기로 이스라엘 계획이 틀어졌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공습 이후 종적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NYT는 "그가 공습을 겪은 후 이란 정권교체 계획에 환멸을 느꼈다"고 전했다.

NYT 취재에 응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은 "(이스라엘 계획대로였다면) 그는 이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한편 "공습과 최고지도자 제거를 제외하면 이스라엘 계획대로 된 것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과 최고지도자 제거 이후 쿠르드족 개입 등 여러 단계에 걸쳐 전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란에 정치 불안을 야기하고 정권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인식을 퍼뜨리려 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에는 극심한 정치 압력과 주요 기반 시설 파괴로 인해 (신정) 정권이 붕괴되고 이스라엘이 '대안 정부'라 부르는 정권이 수립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종훈 기자

국제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