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나물을 채취하던 78세 노인이 불곰과 맞닥뜨린 뒤 몸싸움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18일 일본 NHK, 홋카이도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홋카이도 시베쓰시 교외에 사는 가노마타 야스오(78) 씨는 지난 17일 오전 6시30분쯤 시베쓰시 다요초의 숲길 옆에 잠깐 차를 세운 뒤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중 몸길이 약 1.5m의 불곰과 마주쳤다.
가노마타 씨는 "곰은 계속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며 "'와!'하고 크게 소리를 질렀더니 곰이 위협하듯 앞발을 휘두르며 다가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노마타 씨에 따르면 약 5m 앞까지 다가온 불곰에 놀라 급히 도망치려다 뒤로 넘어졌고, 곰은 금세 몸 위로 올라타 공격하려 했다.
가노마타 씨는 곰의 습격에도 필사적으로 저항해 별다른 부상 없이 살아남았다. 그는 "눈앞에서 곰이 입을 벌리고 물려고 해 발로 곰의 배를 마구 찼다. 그러던 중 내 주먹이 곰 코에 맞았다"고 말했다. 코를 공격당한 곰은 놀란 듯 곧바로 산속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40년 넘게 산나물 채취를 해왔다는 가노마타씨는 평소 곰 퇴치용 방울과 경고음이 나는 기기를 가지고 다녀왔지만, 이날은 차 안에 두고 내린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습격당하는 순간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곰에게 공격당해 죽는 줄 알았다"며 "산나물 채취 중에 멀리서 곰을 여러 차례 봤지만, 가까이 다가오니 공포감밖에 없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임도(林道·산림 내 도로) 옆에도 곰이 나오고 심지어 민가에도 나타난다"며 "곰 서식지에 가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산나물 채취는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는 먹이 부족과 개체수 증가로 인해 야생 곰 출몰이 급증하고 있다. 도쿄 등 도심과 민가에 출몰하는 일도 빈번해졌다. 일본 환경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간 곰 출몰 건수는 5만776건에 달해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곰에 의한 인명 피해는 최소 8명으로, 이 추세라면 13명이 사망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