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해군이 대서양에서 러시아 석유 수출과 연계된 유조선을 나포하자 러시아가 "국제적 해적 행위에 가깝다"고 반발했다. 프랑스 당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관련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X에 전날 프랑스 브르타뉴에서 서쪽으로 약 400마일(740km) 떨어진 해역에서 진행된 프랑스 해군의 작전 영상을 올리며 "러시아의 무르만스크에서 출발한 이 유조선은 가짜 국기를 달고 항해한 혐의를 받고 있고, 영국의 지원을 받아 차단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올린 영상에는 특공대원들이 헬기에서 로프를 타고 한 선박에 하강하는 모습이 담겼다. 선박 추적 서비스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특공대원들이 헬기에서 하강한 유조선은 길이 252m의 '타고르'(Tagor)호로 마다가스카르 국기를 달고 항해 중이었다고 한다.
마크로 대통령은 X에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 선박들이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해양법을 위반하며 러시아가 4년 넘게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의 자금을 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해양경찰청은 해당 선박의 서류를 검사한 경과 "게양된 국기의 부적절성과 관련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나포된 유조선은 현재 프랑스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프랑스 북서부 앞바다의 정박지를 향해 항해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과된 서방의 제재를 피하고자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불리는 노후 선박에 의존해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중국 등으로 수출하며 전쟁 자금을 마련해 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수출 수익을 차단하고자 유럽 전략에 따라 관련 선박을 차단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러시아는 프랑스의 유조선 나포에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랑스의 유조선 타고르호 나포는 국제법 위반이자 해적 행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법을 준수했다는 프랑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조치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국제적인 해적 행위에 가깝다고 본다"며 "러시아는 이번 사건에 대응해 화물 수송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화물 수송 안전 보장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지난 2월 크렘린궁의 한 보좌관은 서방의 러시아 선박 나포를 막고자 관련 해역에 러시아 해군을 배치할 수 있고, 자국 선박을 억류하면 유럽 해운 업계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