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테크]

중국이 침지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에 착수하면서 네덜란드 ASML이 오랜 기간 독점해 온 노광장비 시장에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상하이 소재 국영기업이 침지형(Immersion)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하자 "이번 기술적 도약은 중국이 외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국영기업은 올해 생산되는 장비 약 5대를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와 화훙반도체, CXMT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약 20대로 늘릴 방침이다.
노광(리소그래피) 장비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그리는 반도체 핵심 설비다. 회로 선폭에 따라 극자외선(EUV), DUV 등으로 나뉜다. DUV는 EUV보단 해상도가 낮지만 자동차,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하다. 침지형 DUV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물을 채워 해상도를 높인 장비다.
중국은 노광장비 등 반도체 제조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에 수십억위안을 투자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중국이 ASML 출신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받아 EUV 장비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침지형 DUV 생산은 최첨단 칩 생산에 필수적인 EUV 기술 개발을 위한 중간 단계로 여겨진다. EUV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가속기(NPU)나 애플의 스마트폰 앱프로세서(AP) 등에 사용된다. 대당 가격이 2억달러가 넘는 반면, 침지형 DUV는 약 9000만달러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노광장비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는 ASML의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이 자체 기술력 개발에 몰두한 배경에는 미국의 수출 제한이 있었다. 미국은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국에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를 요구해왔다. 현재 ASML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된 가장 최첨단 장비는 자사 최고 사양 모델보다 8세대나 뒤떨어진 장비다. EUV는 ASML에서만 공급하는데 중국이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DUV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ASML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ASML 주가는 27일 8.4% 폭락한 데 이어 28일 4% 넘게 하락했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 뷰로(Coin Bureau)의 닉 퍼크린 대표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이 저렴한 공급 물량이 수개월 동안 과열된 시장에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해 패닉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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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산 장비가 ASML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ASML과 기술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7년에서 10년이 걸릴 수 있고 장비를 교체하는 데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