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푸는데 한국은 조인다…지분 5%로 의결권 51% 연 홍콩거래소

홍콩은 푸는데 한국은 조인다…지분 5%로 의결권 51% 연 홍콩거래소

김하늬 기자
2026.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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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홍콩거래소/사진=HKEX홈페이지
홍콩거래소/사진=HKEX홈페이지

홍콩증권거래소가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장제도 완화에 나섰다. 창업자는 더 적은 지분으로 더 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업은 IPO(기업공개) 신청 사실 자체를 비공개로 둘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계 기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 문턱을 높인 지 한 달여 만에, 홍콩은 반대로 문을 넓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조치를 차등의결권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상장제도 개편으로 평가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상장제도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시장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하고, 가중의결권, 즉 WVR(Weighted Voting Rights) 기업의 상장 기준 완화와 비공개 IPO 심사 제도 확대를 확정했다. 앞서 홍콩거래소는 지난 3월 자문서(Consultation Paper)를 공개한 뒤 5월까지 8주간 의견수렴 기간을 가졌다. 이후 일부 문구를 수정, 명확화한 뒤 제안 대부분을 채택했고, 개정안은 발표 즉시 시행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 가지다. 첫째, WVR 기업의 시가총액과 매출 기준을 낮췄다. 둘째,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20대 1까지 차등의결권을 허용했다. 셋째, 비공개 IPO 심사 제도를 모든 신규 상장 신청자로 확대했다.

이는 홍콩이 2018년 WVR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어온 '신경제 기업 유치 전략'의 후속 패키지로 볼 수 있다. 당시 홍콩은 대형 중국 기술기업을 잇달아 미국 증시에 빼앗긴 경험이 있다. 창업자에게 강한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제도 때문에, 고성장 기술기업들이 뉴욕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후 홍콩은 바이오기업, 전문기술기업, 해외 상장 중국기업을 단계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장 규정을 계속 손질해왔다. 이번 개편의 메시지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은 더 이상 전통 대기업만의 시장이 아니라, 창업자 지배력이 강한 기술기업과 아직 성숙하지 않은 성장기업, 미국 상장 리스크를 줄이려는 중국계 기업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장이 되겠다는 것이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홍콩거래소 상장 규정 개편 내용을 톺아보고, 배경과 기대효과 그리고 한국 증시에 참고될 만한 점을 분석했다.

WVR 재무기준 완화...'초대형 기업'만 받던 문턱 낮췄다

이번 개편의 첫 번째 축은 WVR 기업의 재무기준 완화다. 기존 홍콩 상장 규정에서 WVR 기업은 두 가지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했다. Test A는 상장 시 시가총액 400억 홍콩달러 이상이었다. Test B는 시가총액 100억 홍콩달러 이상이면서 최근 회계연도 매출 10억 홍콩달러 이상이었다.

개정 후에는 Test A 기준이 200억 홍콩달러 이상으로 낮아졌다. Test B도 시가총액 60억 홍콩달러 이상, 최근 회계연도 매출 6억 홍콩달러 이상으로 완화됐다. 홍콩거래소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일부 응답자가 더 낮은 기준을 요구했지만, 새 기준이 상하이·선전 거래소의 차등의결권 상장 요건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원안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기술기업의 성장 경로는 전통 제조업이나 금융회사와 다르다. 연구개발비가 먼저 투입된다. 플랫폼이 확장된다. 수익화는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기준에서는 이런 기업이 홍콩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이번 조치로 시가총액 60억~200억 홍콩달러 사이의 중견 기술기업도 홍콩 상장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홍콩이 노리는 것은 이 구간이다. 이미 뉴욕에 갈 만큼 글로벌 브랜드가 확립된 초대형 기업만이 아니다.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 국제 자본시장이 필요한 기술·플랫폼 기업이다.

20대 1 의결권 허용...창업자 지배권을 더 강하게 인정

알리바바 홍콩 증시상장/로이터=뉴스1
알리바바 홍콩 증시상장/로이터=뉴스1

이번 변화의 가장 상징적 대목은 의결권 차등 비율 상향이다.

기존 홍콩 WVR 제도에서는 1주당 의결권 비율 상한이 10대 1이었다. 개정 후에는 상장 시 시가총액이 400억 홍콩달러 이상인 신청자에게 20대 1까지 허용된다. 다만 지분 5%로 의결권 51%를 확보하는 사례는 모든 WVR 기업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상장 시 시가총액이 800억 홍콩달러를 넘는 초대형 발행사에 한정된 계산값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10대 1이라는 기존 상한은 홍콩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홍콩거래소는 3월 자문서에서 상하이·선전·싱가포르 거래소가 10대 1 상한을 유지하는 반면, 미국에 상장한 상당수 중화권 기업은 1주당 10표를 초과하는 의결권 구조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과 경쟁하려면 상한 자체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다.

차등의결권은 기술기업 상장 논의에서 늘 민감한 주제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장기 비전을 지키기 위한 장치다. 단기 실적 압박이나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을 줄인다. 연구개발과 생태계 확장에 집중할 수 있다. 구글, 메타, 스냅 등 미국 기술기업 상당수가 이런 구조를 활용해왔다.

반대로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견제권 약화다. 경제적 지분은 작지만, 의결권은 큰 창업자나 초기 경영진이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을 장기간 지배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거나 경영 판단이 실패해도 일반 주주가 경영진을 교체하기 어렵다.

이번 홍콩 개편은 균형추를 창업자 쪽으로 더 옮긴 조치다. 특히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더 강한 창업자 의결권 구조를 선호하는 기업을 홍콩으로 유도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단기 수익성을 요구하는 투자자 압박을 우려하는 기업에는 강한 WVR 구조가 홍콩 상장을 선택하게 만드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비공개 IPO 심사 전면 확대...상장 준비 기업 부담 낮춘다

2024년부터 올 1분기까지 홍콩 내 기업공개(IPO)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수(위)와 홍콩 IPO 신청서 제출 건수. 이 자료는 홍콩 IPO 시장이 2025년부터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KPMG
2024년부터 올 1분기까지 홍콩 내 기업공개(IPO)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수(위)와 홍콩 IPO 신청서 제출 건수. 이 자료는 홍콩 IPO 시장이 2025년부터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KPMG

세 번째 변화는 비공개 IPO 심사 제도의 확대다.

기존에는 비공개 심사(confidential filing)가 주로 2차 상장 신청자, 바이오기업, 전문기술기업 등 일부 기업에 허용됐다. 개정 후에는 모든 신규 상장 신청자가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분할상장과 우회상장 신청도 모두 비공개 대상이다. 상장 완료 후에는 관련 서류가 공개되지만, 초기 심사 단계에서는 재무정보와 사업구조, 리스크 요인이 시장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제도는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심사 과정에서 매출, 고객, 비용 구조, 법적 리스크, 지배구조 정보를 상세히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상장 일정이 지연되거나 시장 상황이 나빠져 철회할 경우, 민감한 정보만 노출되고 자금조달에는 실패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KPMG이 6월30일 발간한 홍콩 증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6월 26일 기준 홍콩에 공개 접수된 상장 신청은 443건으로 연초 대비 52% 늘었다. 이 가운데 A+H, 즉 중국 본토 A주 기업의 홍콩 추가 상장이 116건, 기술기업이 145건이었다. KPMG는 비공개 트랙 신청까지 포함하면 대기 중인 상장 신청이 500건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라고 집계했다. 이 대기 물량 상당수가 곧바로 새 규칙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장이 잃는 정보는 세 가지다. 누가 상장을 준비하는지, 준비하다 철회한 곳이 어디인지, 심사가 얼마나 걸렸는지다. 거래소의 명분은 지식재산 보호다. 기술기업들은 상장 심사 초기에 사업모델, 재무, 고객, 리스크 요인이 통째로 노출되면 경쟁사에 민감한 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홍콩거래소 상장 책임자인 캐서린 응은 지난 3월 '홍콩거래소 상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문보고서' 발표 당시 "(이번 개편은) "홍콩 상장제도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견고한 지배구조와 투자자 보호를 유지하면서 자본시장 접근성을 넓혀, 더 다양한 우량기업이 홍콩에 상장하고 투자 기회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지금 왜?

2026년 1분기 글로벌 IPO 순위를 KPMG가 집계한 결과 홍콩거래소(붉은 네모)가 1위를 기록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2025년 1분기에는 4위였지만, 2026년 1분기에는 1위로 급상승했다. 글로벌 IPO 조달금액 중 홍콩 비중은 35%에 달했다./사진=KPMG
2026년 1분기 글로벌 IPO 순위를 KPMG가 집계한 결과 홍콩거래소(붉은 네모)가 1위를 기록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2025년 1분기에는 4위였지만, 2026년 1분기에는 1위로 급상승했다. 글로벌 IPO 조달금액 중 홍콩 비중은 35%에 달했다./사진=KPMG

이번 개편을 이해하려면 홍콩의 위치를 봐야 한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 글로벌 자본시장을 잇는 중간지대다. 중국 기업에는 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이고,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중국 성장기업에 접근하는 통로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이 통로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 미국의 회계 감독 규제, 기술기업 제재, 중국 플랫폼 규제, 고금리 환경이 겹치며 중국기업의 미국 상장 매력은 낮아졌다. 동시에 상하이 커촹반과 선전 창업판은 중국 내 기술기업을 적극 흡수했다. 홍콩은 뉴욕과 본토시장 사이에서 더 명확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홍콩거래소가 해외 상장기업의 2차 상장 기준까지 함께 완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WVR 해외 상장기업의 홍콩 2차 상장 요건은 새 WVR 1차 상장 기준과 맞춰 낮아졌다. 비WVR 해외 상장기업의 경우에도 2년 규제준수 이력이 있는 기업에 적용되는 시가총액 기준이 100억 홍콩달러에서 60억 홍콩달러로 낮아졌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들이 홍콩에 2차 상장하거나 이중 주요 상장을 택하기 쉽게 만드는 조치다.

알리바바 사례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원래 홍콩 상장을 검토했다. 그러나 차등의결권 구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홍콩은 WVR 제도를 도입했고, 알리바바는 2019년 홍콩 2차 상장을 통해 돌아왔다. 홍콩은 이 경험에서 제도를

고치지 않으면 미래 기업을 놓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이번 개편은 그 교훈의 연장선이다. 동시에 이미 미국에 상장한 중국기업에는 미국 시장을 유지하더라도 홍콩을 함께 활용해 리스크를 분산하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홍콩 IPO 시장이 이미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왔다. 침체 국면의 방어책이라기보다 회복세를 구조적으로 굳히려는 조치에 가깝다. KPMG는 2025년 홍콩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IPO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A+H 상장, 즉 중국 본토 A주 상장기업의 홍콩 추가 상장이 전체 조달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회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KPMG는 또 올해 상반기 홍콩 IPO 시장이 85건, 2099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최근 5년 사이 가장 강한 상반기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간 A+H 상장은 24건, 전문기술기업 IPO는 13건으로 이미 2025년 연간 수치를 넘어섰고, 두 유형이 상반기 조달금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PwC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에디 웡 PwC 홍콩 자본시장 리더는 7월 2일 "홍콩을 세계 3대 IPO 시장 반열에 확고히 올려놓을 것"이라며 2026년 연간 조달액이 3800억 홍콩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PwC는 이 전망의 근거로 중국 본토 선도기업의 홍콩 상장, 본토 기술기업의 이중 상장 확대, AI·신소재·반도체 등 고성장 신경제 업종에 대한 국제 투자자의 강한 수요를 꼽았다.

투자자 보호 논란

항셍지수 추이
항셍지수 추이

문턱을 낮추면 기업은 더 쉽게 들어온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는 5월 11일 홍콩거래소 자문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ACGA는 이번 제안을 "2018년 WVR 제도 도입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우려도 제기했다. ACGA는 제안이 "재무 문턱 인하, 의결권 배수 상향, 최소 경제적 지분 요건 완화, 적격성 기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안전장치 강화"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ACGA는 의견서에서 이런 다방향 완화가 "주주에 대한 공정하고 평등한 대우와 양립할 수 없다"며 홍콩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ACGA는 보완장치로 WVR 구조의 7년 일몰조항, 비WVR 주주만의 의결로 선임·해임되는 독립비상임이사, WVR 기업에 대한 수석독립이사 의무화를 요구했다.

20대 1 의결권 구조는 창업자 경영 안정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반 주주의 견제권을 약화시킨다. 창업자가 경제적 지분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유하면서도 회사 의사결정의 과반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공개 심사 확대 역시 양면적이다. 기업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장 투명성은 낮아질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어떤 기업이 어떤 리스크를 안고 상장을 준비하는지 투자자와 언론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장 완료 후 서류가 공개되더라도, 상장 전 시장 감시 기능은 약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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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거래소는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질문이 남는다. 상장 문턱을 낮추는 만큼 공시, 락업, 내부자 거래 감시, WVR 종료 조건, 독립이사 역할 등 사후 관리 장치를 충분히 강화했느냐는 것이다.

또 하나의 한계는 밸류에이션이다. 홍콩이 상장 기준을 낮춘다고 해서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를 곧바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테슬라 같은 초대형 기술기업이 형성한 투자 생태계는 여전히 강력하다. 홍콩은 중국 기업에는 자연스러운 대안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기업 전체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경기 둔화 우려, 홍콩 시장의 유동성 편중, 일부 업종의 밸류에이션 할인은 여전히 부담이다.

결국 홍콩의 현실적 목표는 뉴욕의 완전한 대체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장이 부담스러운 중국계 기업, 본토와 글로벌 자금 모두가 필요한 기업, A+H 전략을 쓰려는 우량기업을 흡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홍콩은 세계 모든 기술기업의 1순위 시장이라기보다 중국 및 아시아 성장기업의 국제 가격표를 만드는 시장에 가깝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홍콩은 완화, 한국은 보호 강화

이번 홍콩 사례는 한국 자본시장에도 중요한 비교 지점을 제공한다.

홍콩은 유치 경쟁에서 지배구조 완화를 카드로 꺼냈다. WVR 기준을 낮췄다. 20대 1 의결권을 허용했다. 비공개 심사도 확대했다. 성장기업을 끌어오기 위해 창업자 지배권과 상장 편의성을 더 인정한 것이다.

반면 한국은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법 개정 논의,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기업 저평가의 원인을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서 찾은 셈이다.

물론 한국에도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가 있다. 하지만 적용 범위와 요건은 제한적이다. 홍콩의 이번 개편은 국내에서 복수의결권 확대 논쟁이 다시 불거질 때 참고 사례로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창업자 경영권을 더 보호해야 유니콘 기업이 국내에 남는다는 주장과 차등의결권 확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 키울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설 수 있다.

핵심은 균형이다. 홍콩은 성장기업 유치라는 목표를 위해 지배구조 규제를 완화했다. 한국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 보호를 강화하려 한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 시장의 방향은 다르지만 질문은 같다. 좋은 기업과 좋은 투자자를 동시에 붙잡을 수 있는 시장은 어디인가. 이번 홍콩거래소의 상장 완화는 그 질문에 대한 홍콩식 답변으로 보고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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