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커지는 '연산칩' 시장…中, 공급 부족 대응 전략은?

AI 시대 커지는 '연산칩' 시장…中, 공급 부족 대응 전략은?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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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모닝인사이트] 中 AI 연산칩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모닝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화웨이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26'에서 공개한 세계 최초 NPO 기술 적용 슈퍼노드 '어센드 960'/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26'에서 공개한 세계 최초 NPO 기술 적용 슈퍼노드 '어센드 960'/사진=화웨이

인공지능(AI) 모델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메모리를 넘어 연산칩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특히 중국은 거대한 AI 시장을 기반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형 반도체(ASIC),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데이터처리장치(DPU) 등 연산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국산 연산칩 확보가 AI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좌우하는 문제가 됐다.

AI 에이전트 확산…연산칩 시장 급성장

중국 싱크탱크 대동시대가 지난달 발표한 '2026 글로벌 및 중국 연산칩 산업 시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연산칩 시장 규모는 약 1조3900억위안(약 284조9500억원)으로 추산된다.

GPU가 약 209조1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ASIC은 약 3조6900억원, CPU는 약 3조2800억원, FPGA는 약 615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연산칩 시장은 단일 칩으로 모든 계산을 처리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 GPU는 대규모 병렬 연산, ASIC은 특정 작업에 특화된 연산, FPGA는 하드웨어 재구성, DPU는 네트워크와 저장장치 관련 작업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고 있다.

AI 연산 수요가 늘면서 칩 하나의 성능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칩을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이기종 컴퓨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성능 칩과 메모리, 고속 연결, 첨단 패키징,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보고서는 2026~2030년 글로벌 연산칩 시장이 연평균 27.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0.9%로 글로벌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산칩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것은 AI 연산 수요의 중심이 대규모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언어모델의 매개변수가 늘면서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연산량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서 추론 수요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검색하고 도구를 호출하며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한다.

한 번의 작업에서 사용하는 토큰(AI 연산에 소요되는 컴퓨팅 자원을 일컫는 말)이 일반적인 질의응답보다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이유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업무와 소비자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AI 연산은 모델을 한 번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을 넘어 매일 발생하는 운영 비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에 따라 2026~2027년에는 추론에 필요한 연산량이 학습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산칩 시장의 성장 동력이 대규모 모델 개발에서 AI 서비스의 일상적인 사용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화웨이가 구축한 세계 최초의 3D데이터센터 내부 모습/사진=화웨이
화웨이가 구축한 세계 최초의 3D데이터센터 내부 모습/사진=화웨이
中, 연산칩 수요 전세계 20~30%인데 공급은 6%

중국 연산칩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격차다. 중국은 글로벌 연산칩 수요의 약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 글로벌 공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에 그친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지만 핵심 연산칩 공급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조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겹치면서 연산칩 국산화가 중국 AI 산업의 화두로 떠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GPU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크지만 중국 업체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ASIC은 중국 기업의 국산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CPU와 FPGA는 여전히 해외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모든 품목이 같은 속도로 국산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이 연산칩 시장에서 넘어야 할 장벽은 칩 성능만이 아니다. 미국 기업들은 오랜 기간 반도체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개발도구, 라이브러리, AI 프레임워크, 개발자 커뮤니티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새로운 칩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프로그램과 개발환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기업과 개발자가 제품을 전환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연산칩 경쟁이 GPU 등 칩 한 장의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이유다. 칩 성능이 아무리 높아도 이를 충분히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면 데이터센터에서 기대한 성능을 내기 어렵다. 반대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면 동일한 칩에서도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차별화' 전략 펴는 中

중국 연산칩 산업이 미국 기업과 모든 분야에서 경쟁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고서는 금융, 산업, 자율주행 등 특정 산업에 최적화된 연산칩을 개발하는 방식을 주요 돌파구로 제시했다. 특정 용도에 맞춘 ASIC은 범용 GPU보다 적용 범위는 좁지만 필요한 기능에 연산 능력을 집중할 수 있어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것도 과제다. 단순히 연산칩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가속기와 서버, 소프트웨어를 묶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도 가능하다. 산업 생태계 전체의 협력도 필요하다. 기업별로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페이스와 기술 표준을 통일해 칩과 서버,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해외 시장도 새로운 성장 공간으로 꼽힌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특정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제3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산 수요 확대는 관련 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6년 1~7월 규모 이상 공업기업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컴퓨터·통신 및 기타 전자장비 제조업의 이익은 105% 증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AI와 연산 수요 확대가 관련 제품 수요와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전자산업 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1~7월 전자산업 이익은 1.1배 증가했고, 특히 연산칩과 메모리칩을 포함한 집적회로 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5배 증가했다. 집적회로 산업은 전체 전자산업 이익 증가의 80% 이상을 기여했다.

컴퓨터와 서버 관련 산업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컴퓨터 완제품 제조업 이익은 3.3배,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업은 2.5배, 산업용 컴퓨터 및 시스템 제조업은 1.6배 증가했다. 연산칩 수요가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고 서버와 전자부품 등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위웨이닝 중국 국가통계국 공업사 수석통계사는 지난 27일 국가통계국 홈페이지에 게재한 '2026년 1~7월 공업기업 이익 데이터 해석'에서 "AI 플러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연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련 제품 수요와 가격이 상승해 전자산업 이익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향후 내수를 더욱 확대하고 공급을 최적화하는 한편 전통산업 고도화, 신흥산업 육성, 미래산업 발전을 함께 추진해 산업의 신·구 성장동력이 안정적으로 전환되도록 하고 공업경제의 질적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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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왕양 기자입니다.

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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