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40개국 거쳐 430조 꼼수 수출"…한국 반도체도 지목

美 "中, 40개국 거쳐 430조 꼼수 수출"…한국 반도체도 지목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8.1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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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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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40여개국을 중간 거점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13일(현지시간) 나왔다. 미 백악관은 이런 불법 우회 수출 규모가 연간 최대 40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강도 단속을 예고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에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하는 꼼수 수출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산 제품이 제3국으로 들어간 뒤 간단한 조립이나 마감, 재포장, 라벨 교체 등을 거쳐 마치 해당 국가에서 생산된 것처럼 둔갑한 뒤 미국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50%에 달하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국을 거치면 관세가 0%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국이나 일본, 유럽연합(EU), 베트남 등을 거쳐도 관세가 크게 낮아진다.

무역정책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국가별 관세율 격차가 확대되면서 이런 불법 환적 유인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제품을 환적해주는 제3국도 물류 중개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무역정책국은 지적했다.

불법 환적 위험 국가 40여곳은 경제 규모 등에 따라 위험도가 높은 국가부터 낮은 국가까지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일본, EU, 캐나다, 인도, 멕시코, 대만 등과 함께 중국 관련 물동량이 절대적으로 많고 다각화된 산업 기반과 대미 수출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정상적인 무역 흐름 속에 불법 환적이 교묘히 섞여 들어갈 위험이 높은 '1유형'으로 분류됐다. 한국의 경우 경기도 반도체 벨트가 중국산 집적회로(IC)의 잠재적 우회 유통 경로로 지목됐다.

2유형에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튀르키예 등 중국 공급망과 밀접하게 통합된 국가들이 포함됐고 3유형에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틈새 우회 경로로 쓰이는 소규모 국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백악관은 잠재적인 불법 환적 규모를 연간 400억~3030억달러(약 57조~431조원)로 추정했다. 또 연간 750억달러 환적을 기준으로 볼 때 세수 손실만 최대 260억달러(약 37조 원)에 달한다며 미국 내 일자리 45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500억달러 감소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이번 보고서는 제3국을 방패 삼아 고율 관세를 피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중국의 철강 덤핑 문제와 함께 한국의 철강 덤핑 문제도 언급했다.

백악관은 향후 AI를 기반으로 선적 경로와 원산지 정보를 정밀 추적하는 '탐지형 국경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단속망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무역법 301조 조사와 별개로 진행되지만 향후 USTR의 국가별 무역 협상 과정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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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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