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남일아닌 '단풍국'의 고민[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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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2026.08.3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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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시진핑 주석, 방미때 캐나다 경유 여부 관전포인트

[베이징=AP/뉴시스]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2017년 8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이후 약 9년 만이다. 2026.01.16. /사진=민경찬
[베이징=AP/뉴시스]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2017년 8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이후 약 9년 만이다. 2026.01.16. /사진=민경찬

2018년 12월 1일 오전 11시 캐나다 밴쿠버. 중국에서 출발해 막 공항에 내린 여성이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당신 체포를 요청한 건 미국입니다." 이 여성은 멍완저우, 화웨이 경영의 핵심인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의 딸이다. 멍(孟)은 런정페이의 첫 부인 멍쥔의 성씨다.

중국은 며칠 뒤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 구금했다. 중국-캐나다 관계가 얼어붙고 있었다. 그러나 두 나라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이 얽힌 삼각게임이었다. 미국은 화웨이가 이란·북한 사업에 대해 은행을 속였다는 등 여러 혐의로 멍완저우를 기소했다. 미국은 한 사람의 발목을 잡았지만 타깃은 화웨이라는 거대기업이었다. 또 화웨이의 뒤에 버티고 있다고 의심한 중국 당국도 겨냥했다.

캐나다는 체포에 협조한 것을 범죄인 인도 협약과 같은 법치주의로 설명했다. 하지만 미·중 기술 패권 전쟁에 휩쓸려 간 측면이 컸다. 미국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줘야 할까. 캐나다 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에바 더우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화웨이 쇼크'에 따르면 캐나다 고위 당국자는 당시 북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앞둔 캐나다로선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2021년 9월 멍완저우에 대한 기소를 유예했고 그는 거의 3년만에 자유의 몸이 돼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중국-캐나다 관계는 완전 회복되진 못했다. 심지어 캐나다는 미국과 발맞춰 중국산 전기차 및 철강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다 카니 총리가 올해 중국을 방문하는 등 극적 해빙 무드에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압박과 같은 환경 변화도 있다. 미국은 동맹국인 캐나다마저 무역 압박의 사정권에 두며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였다. 캐나다 입장에선 '주권 침해'로 들릴 만한 미국의 요구도 있던 걸로 보인다. 캐나다가 관세전쟁을 벌이는 상대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180도 바뀐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과 약속한 무역전쟁 '휴전'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미·중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기보다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는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 단계로 갈 수 있다.

미·중·캐나다 삼각관계에서도 이번 일정은 흥미롭다. 카니 총리가 소리높인 '중견국 연대'는 사실상 캐나다만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미국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미·중 긴장이 완화되면 캐나다도 외교적으로 숨 쉴 공간이 열린다. 미국 컨설팅기업 더아시아그룹(TAG) 디지털부문을 맡고있는 조지 첸 파트장은 시 주석 방미길에 캐나다를 경유할지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지금처럼 미국-캐나다가 대립하고 있을 때 시 주석이 캐나다에 들른다면 중국-캐나다 우호를 과시하는 그림이 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못살게 구느냐? 우리 중국이 있다'고 세계에 알리는 모양새가 된다. 물론 시 주석이 '로키'로 움직이며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을 누그러뜨리려 가는 길에 미국을 도발하듯 나설 필요는 없다.

어느 쪽이든 캐나다는 시 주석 방미에 촉각을 세울 것이다. 경제적 실리와 국익을 극대화하려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최대 우방국이자 안보 파트너인 미국과 등을 돌릴 수도 없다. 한국만큼 지금 캐나다 사정에 공감해줄 나라도 드물 것같다. 미·중 사이에서 국가의 전략과 운명을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캐나다의 과거와 미래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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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국제부 김성휘입니다.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 다룹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현지에서 경험했습니다. 이밖에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 벤처스타트업씬을 취재했습니다. 모든 독자분들과 투자자, 창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인터뷰와 제보, 서평 요청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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