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물가안정 협의·폭력행위 사법조치 방침
"구체적 대책 없다" 교사노조 등 곳곳서 비판
내년 봄 대선 앞둬… '정국혼란' 가중 불가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청년층을 넘어 시민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회, 물가안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추가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정국 혼란이 계속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청년들에게 해결책을 찾는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미래를 믿어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 필요한 것은 질서와 평온"이라며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국회의원, 노동조합, 학생단체, 정부 당국자를 모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점 약탈, 관공서 방화 등 일부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해선 "분열을 부추기는 일부 극렬 좌파 인사들과 폭력배들이 우리 도시에 폭력을 휘둘렀다"며 단호하게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55만명이 참여한 전날 시위에서 2400명이 폭력혐의로 체포됐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며칠 안으로 우리 도시와 관공서,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모임 자체를 금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화 및 폭력 엄단 카드를 꺼낸 데 대해 이번 시위를 주최한 '노란조끼운동'은 대통령이 시위대 요구에 귀를 닫았다면서 직접 만나자고 요구했다. 단체는 "마크롱 대통령은 2020년에도 엘리제궁에서 노란조끼 시위대와 만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동의한다면 (대통령회담을 위해) 대표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노란조끼운동과 함께 이번 시위를 주도한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CGT)은 "마크롱 대통령은 청년들의 시위와 높은 생활비, 공공서비스 축소, 실직증가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며 더 많은 시민이 시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5개 주요 노조는 다음달 5일 전국 동시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노란조끼운동은 2018년 마크롱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정책에 반발해 설립된 조직이다. 이때도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유류세 인상조치를 철회했다.
중학교 교사 노조 측은 담화에 대해 "학생시위가 거의 한 달이 넘었는데 대통령은 오늘도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며 "답변을 미루며 시간을 끌고 아래를 향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시위는 공교육 예산 복구와 교육현장 정상화를 요구하는 학생시위와 맞물려 더욱 규모가 커졌다.
내년 4월과 5월 대선을 치르는 정치권은 여러 목소리가 뒤섞여 있다. 유력 대권 주자인 마린 르펜은 "우리는 폭력과 무력함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며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가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는 "마크롱정부가 방향감각을 상실했다"며 "국민을 보호할 힘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좌파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대선후보인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내가 승인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폭력사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시위에 참가한 청년과 학생들을 향해 지지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