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국회로…'비준'보다 '무관심'이 문제

'공'은 국회로…'비준'보다 '무관심'이 문제

박재범 기자
2007.06.29 14:4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제 정치권의 몫이 됐다. 모든 일을 끝낸 정부의 희망은 단 하나. 국회의 조기 비준이다.

정부는 내심 올 정기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것도 정기국회 초기인 9월이 목표다. 10월 이후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에 이어 대선정국으로 접어들면 처리가 힘들다는 현실 여건을 반영한 것.

그러나 갈 길이 멀고 험하다. 일단 "미국과의 협상보다 더 힘들다"(정부 고위당국자)는 국내 협상이 본격화된다. 지난 28일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내놨지만 성에 차지 않다는 반응이 주류다.

과거 쌀 협상이나 한.칠레FTA 등을 통해 "버티면 더 얻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만큼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이해당사자를 떠나 '비준 동의안'이란 공을 넘겨받은 국회의 상황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우선 정치권내 반FTA파를 넘어야 한다. 현재 반FTA 시국회의에 참여한 의원만 80여명에 달한다. 조건부 반대론자가 포함된 숫자여서 실제 비준안 반대까지 갈 의원들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민주노동당 등 '강경파'들의 존재만으로도 부담이다.

게다가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움직이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민주노동당 소속 한 의원은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면 (연내 비준안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정치권 스스로 먼저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대선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반FTA 성향의 여권 의원도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큰 선거를 앞두고 앞장서 주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칠레 FTA의 경우 김대중 정부 때 타결한 협상을 노무현 정부 때 승인한 바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FTA에 올인한 만큼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짊어지는 모양새로 처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면에서 반FTA 기류보다 더 팽배해져 있는 무관심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정치 계절인 탓이다. 한나라당은 7월부터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는데다 여권도 '통합'과 경선 준비가 시작된다.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비준 찬성이나 반대를 떠나 일단 관심조차 없는 게 정치권의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이면 통과되더라도 부실 처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미국 상황도 변수다. 정부 관계자는 "현 수준에서 볼 때 미국 의회의 인준이 한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비준 동의안 조기 처리를 꾀하는 것도 미국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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