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FTA협상중 한국 부처간 내분?

EU와 FTA협상중 한국 부처간 내분?

브뤼셀(벨기에)=김익태 기자
2007.07.18 16:25

통상교섭본부-산자부 상품 개방 수준 놓고 불협화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협상에 나선 우리측 협상단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불협화음'을 냈다.

우리측 상품 양허(개방)안을 놓고 김한수 수석대표와 주무부처(산업자원부) 관료가 공개적으로 의견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협상 도중 내부갈등을 노출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불협화음은 김한수 대표가 2차협상 첫날인 16일(현지시간) "우리측 개방안이 EU측보다 '보수적'"이라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산자부 관리가 17일 일부 기자를 만나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EU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안을 제시했는데 왜 '보수적'이라고 '평가절하'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해명성 항변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김한수 대표가 공식 브리핑에서 이를 반박했다. 한국 수석대표가 우리측 개방안에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보기 드문 현상이어서 협상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산자부는 우리 개방안이 '보수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자부에 따르면 EU가 제시한 '즉시 또는 3년내' 조기 관세철폐 비율은 교역액 기준으로 80%였고 우리측 비율은 60%에 그쳤다. 이 수치만 보면 '보수적'이라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관세'를 대입하면 EU의 개방안이 오히려 '보수적'이라는 게 산자부 주장이다. EU가 내놓은 80% 가운데 52%는 이미 무관세다. 반면 우리측 60% 중 무관세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곧 EU가 관세를 조기철폐하는 비율은 28%에 그친 반면 우리는 34%에 달하는 셈이다. 관세가 붙는 품목 중 3년내 관세철폐 비율은 한국 57.1%, EU 56.1%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산자부는 강조했다.

정작 외교통상부의 분석은 이와 달랐다. 김한수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공산품만으로 개방수준을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공산품은 물론 농·수산물 등 전체 품목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특히 "관세 철폐기간을 볼 때 우리의 10년 비중이 EU의 7년 비중보다 높아 우리측 양허안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측 양허안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와 외교부는 앞서 7년으로 된 자동차 양허시기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한편 EU측은 협상 사흘째인 18일 추급권과 모조품(짝퉁)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등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공세를 펼쳤다.

EU는 지재권 분야에서 저작물의 소유권이 경매 등을 통해 변경될 때 발생하는 이익의 일정부분을 저작권자나 저작권자의 사후상속권이 있는 유가족·기관 등에 나눠주는 추급권 인정을 요청했고 짝퉁에 대해서도 신고 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EU는 짝퉁 생산업체 공개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부 조달 분야에서도 개방 범위를 기초지방자치단체까지로 확대하자고 요구했다.

양측은 전날 무역구제 분야에서 상당부분 합의를 도출했다. 양측은 관세 철폐로 산업 피해가 있는 경우 일시적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 이내로 하되 필요시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긴급시 임시 세이프가드도 취하도록 했다.

반덤핑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양측은 조사기간에 충분한 견해를 표명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제로잉(Zeroing) 금지, 최소관세 부과 원칙, 공익조항 등을 협정문에 포함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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